한국희곡

이병원 '신다리'

clint 2016. 11. 8. 20:57

 

줄거리
어둠 속에서 어미가 가위에 눌린다. 딸이 어미를 근심한다. 장고를 멘 아비가 나타나서 춤을 추다가, 장고채를 어미에게 휘두른다. 딸이 자지러진다. 아비는 사라지고 어미와 딸이 다시 잠든다. 딸이 아파서 어머니가 객귀물림을 한다. 어머니는 아픈 딸에게 다홍치마를 사주기로 약속한다. 딸이 잠이 들자, 어미는 혼자서 옛일을 중얼거린다. 불빛이 어두워지고, 어미가 애를 나려고 진통을 겪는다. 아비는 못마땅해 한다. 그는 어미를 밀쳐내고 마금할매를 데리고 온다.
마금할매는 아이가 기축년 정월초 축시생임을 근심한다. 아비와 마금할매는 나간다. 마금할매는 어미에게 달래의 안부를 묻는다. 마금할매는 자식을 열둘이나 낳았는데, 하나도 보존하지 못한 기박한 팔자이다. 마금할매는 달래를 의원에게 보이라고 권한다. 집안 형편을 아는 마금할매는 아비가 무당인 어머니의 피를 이어받아 이 모양이라고 투덜댄다. 어미가 아비가 장고채를 잡은 일을 이야기하자, 마금할매는 놀라며 생각에 잠긴다.  잠시후에 혀를 차고 퇴장한다.
어미는 죽은 딸을 부둥켜 안고 있다. 아비가 딸을 빼앗아서 지게에 얹고 나간다. 따라 나가는 어미는 달래에게 다홍치마를 못해 입힌 것이 한이 되어서 울다가 기절한다. 어미는 방으로 들어와 벽에 기댄다.
녹의홍상 차림의 죽은 딸이 등장한다. 어미는 딸을 보고 나가려다가 문지방에 걸려 나가 떨어진다. 무명치마저고리 차림의 딸이 다시 보인다. 어미는 사라져가는 딸을 아쉬워하면서 다시 혼수상태에 빠진다. 아비가 약뿌리를 들고 온다. 어미는 달래가 시어머니인 무당의 무덤곁에 묻힌 것을 알고, 달래를 찾으러 나간다. 마금할매가 찾아와서 어미를 나가도록 내버려둔 아비를 나무랜다. 어미가 짚단을 안고 들어온다. 어미는 짚단을 아기로 여기고, 젖을 주려고 한다. 짚단을 빼앗으려는 할미에게 어미는, 시어미도 훼방을 놓더니 할미도 그러냐고 말한다. 할미는 혀를 차며 퇴장한다. 어미는 방으로 들어가 짚단과 나란히 눕는다. 녹의홍상의 딸이 나타난다. 어미는 짚단을 버리고 한참을 앉아있다가 호롱불을 밝힌다. 어미는 눈을 뜨려하나 떠지지 않는다. 어미에게 베옷 입은 상제들이 보이고 곡소리가 들린다. 어미는 통곡을 하다가 쓰러진다. 아비가 장님인 독경자를 이끌고 들어온다. 독경자는 경문을 외우기 시작한다. 어미는 독경자에게 돌아가라고 소리친다. 독경자는 어미의 병이 신령내릴 병이라고 한다. 아비는 북채잡을 일로 기뻐하나, 어미는 깊은 한숨을 쉰다. 독경자는 돌아가고, 어미는 꿈이야기를 한다. 어미는 중얼거리다가 잠이 들고, 아비는 나간다. 녹의홍상의 달래가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계속 반복한다. 딸을 잡으려던 어미는 기진한다. 아비와 마금할매는 굿상차림을 해가지고 등장한다. 어미는 시어미를 만난 양 소리친다. 굿상이 차려지자, 어미는 굿상 앞에 선다. 내림굿이 끝나고 어미는 늘어져 눕는다. 어미가 일어나서 달래를 위해서 양초 한 통을 모두 켜고 눈물 짓는다. 달래가 나타나자, 어미는 중얼거리며 밖으로 나간다. 아비는 어미가 좀더 일찍 신령내리지 않은 것을 아쉬워한다. 마금할매가 나타나서 아비에게 어미의 죽음을 알린다. 그 소식을 듣고 아비가 나간다. 다시 마금할매의 처절한 소리가 아비의 죽음을 알린다. 달래가 엄마를 부르는 소리가 계속된다.

 

『신다리』는 무당의 숙명적 업을 거부하고 모성의 질긴 본능을 선택한 한 무녀의 한을 그린 것으로 한국여인의 행목적인 순종을 재조명하고 있다.

 

 

 

 

이병원

1949년 서울 출생. 1976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 「사당네」 당선. 1979년 국립극장
장막희곡 공모 「무언가」 당선. 주요 작품으로 「사당네」(삼일로창고극장 공연), 「혼자서 둘이서 여럿이서」(민중극장 공연), 「무언가」(국립극단 공연), 「신다리」(민예극단 공연), 「바람꽃」(극단 성좌 공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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