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모리스 메테를링크 '내부'

clint 2026. 7. 21. 10:50

 

 


한밤중, 불이 켜진 어느 집의 정원.
정원에 노인과 낯선 사람이 나타난다. 그들은 집 안의 딸 중 한 명이 강가에서 
익사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고 왔다.
창문을 통해 보이는 집안의 가족들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른 채 평화롭고 화목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정원의 사람들은 이 비극적인 소식을 평온한 가족들에게 
어떻게 전해야 할지 고통스럽게 고민하며 논쟁한다.
마침내 소녀의 시신을 운반하는 군중이 다가오고, 
노인이 결심한 듯 집안으로 들어가 가족들에게 죽음을 고하면서 
연극은 끝이 난다.

 



벨기에의 상징주의 극작가 모리스 메테를링크(Maurice Maeterlinck)가 1894년에 

발표한 희곡 <내부>(Intérieur)는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운명과 죽음의 

비극을 정적인 시선으로 그려낸 상징주의 연극의 걸작이다. 

메테를링크가 제안한 '정적 연극(Static Drama)' 이론의 핵심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외적인 액션이나 격렬한 사건 대신, 등장인물들의 심리적 긴장감과 분위기만으로 
극을 이끌어간다. 관객은 정원에서 집 안을 들여다보는 인물들과 같은 시선에서 
비극을 바라보게 된다.
정원(외부)은 죽음의 비밀을 알고 있는 공간으로, 불안과 긴장감이 가득하다.
집안(내부)은 죽음을 알지 못하는 공간으로, 고요하고 평화롭지만 
곧 깨질 시한폭탄 같은 공간이다. 비극이 닥치기 직전의 '모르는 상태'가 주는 
아이러니와 공포를 극대화한다.
메테를링크는 인간 배우의 신체적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인형극 형식을 취했다.
보이지 않는 줄에 의해 조종당하는 마리오네트는 거대한 운명의 힘 앞에 
무력한 인간의 처지를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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