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닉 자고네 '담배에 관한 장면들'

clint 2026. 7. 18. 17:22

 

 

1. 발단: "너 담배 연기 냄새 나?" (기본형의 반복) 무대 위 두 배우, 존과 마샤가 

등장해 선언한다: "10분 동안 담배에 관한 51개의 짧은 극을 시작합니다. 시작!"
초반부에는 아주 일상적이고 평범한 대화로 문을 엽연다.
마샤가 "너 담배 연기 냄새 나?"라고 묻고, 존이 킁킁거리며 "아니"라고 답한다.
두 사람은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며 "앤드 씬(이상 끝!)"을 외치고 한 장면을 끝낸다.
똑같은 질문이 이어지지만 존이 갑자기 비명을 지르거나, 뜬금없이 "나 이혼하고 싶어"
라며 급발진을 하거나, 역으로 "사랑해"라고 고백하는 등 질문 하나에 대응하는 인간들의
기상천외한 리액션이 1초~5초 단위로 휙휙 지나간다.
2. 전개: "담배 피워도 돼?"와 장르의 파괴질문이 "너 담배 연기 냄새 나?"에서
"나 담배 피워도 돼?"로 전환되면서 분위기가 본격적으로 코믹해진다.
존이 "담배 피워도 돼?"라고 매너 있게 묻자
마샤는 "내가 죽어도 상관없다는 거냐 이 이기적인 인간아?"라고 쏘아붙인다.
심지어 마샤는 황당한 성적 농담이나 엽기적인 비유를 섞어 대답하기도 하며, 관객들의
허를 찌르는 블랙코미디가 이어진다.
3. 위기: 중반부를 넘어가며 두 배우는 연극과 예술의 다양한 독창적 스타일을 빌려
'담배' 이야기를 연기하기 시작한다. 초현실주의/표현주의: 에드바르 뭉크의 그림 <절규>
처럼 뺨에 손을 대고 입을 벌린 채 절규하며 담배를 권한다.
철학적/지적 스타일: "담배를 원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당신이 말하는 담배의 본질적
의미가 무엇입니까?"라며 진지하게 개그를 친다.

 

 


4. 절정: 시간 압박과 역사적 인물 난입장면 번호가 40번을 넘어가자 두 배우는
10분이라는 제한 시간이 약 1분밖에 남지 않았음을 깨닫고 패닉에 빠진다.
51개를 채우기 위해 역사적 위인들의 명대사에 억지로 '담배'를 집어넣는 속사포
코미디가 펼쳐진다.닉슨 대통령: "나는 담배가 아닙니다! (I am not a crook 패러디)
"마틴 루터 킹: "나에게는 담배가 있습니다! (I have a dream 패러디)"
링컨 대통령: "나의 담배들을 해방하라! (존이 '그건 모세잖아!' 하고 핀잔을 준다)"
패리스 힐튼: "담배, 그거 섹시하네(That's hot)"를 연발하며 억지로 카운트를 채워나간다.
5. 결말: 태초로의 회귀와 수수께끼의 완성마지막 51번째 극을 앞두고 두 사람은
"신(God)"의 관점에서 시작해 보자고 한다. 마샤가 성경 창세기를 패러디해
"태초에 담배가 있었다..."라고 장난을 치자, 존은 제대로 하자며 자리에 앉아 극을 다시
세팅한다. 마샤가 극의 맨 처음 질문이었던 "너 담배 연기 냄새 나?"를 다시 던진다.
줄곧 "아니"라고 부정하거나 딴소리를 하던 존이 이번에는 진지하게 냄새를 맡더니,
처음으로 "응, 냄새가 나네"라고 인정한다. 두 배우가 만족스럽게 마지막 "앤드 씬"을
외치며 암전되고 연극은 끝난다.



<담배에 관한 장면들>(Smoke Scenes)는 미국의 극작가 닉 자고네(Nick Zagone)가 쓴 
초단편 실험형 코미디 연극이다. "10분 동안 펼쳐지는 연기에 관한 51개의 짧은 극"이란 
독특한 설정을 가진다.
존(John)과 마샤(Marsha)라는 두 명의 배우가 등장하여 초 단위로 끊어지는 극히 짧은 
장면들을 쉴 새 없이 반복하고 변주한다. "담배 연기나 탄내가 나지 않느냐"는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해 부부 싸움, 이혼 선언 등 엉뚱하고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는 인간의 
소통 오류와 부조리함을 풍자한다. 무대 장치나 소품 없이 오직 배우들의 대사와 호흡, 
그리고 장면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앤드 씬(Aaaaand scene)"이라는 시그니처 

대사만으로 극을 이끌어간다.

 



동일한 질문("너 담배 연기 냄새 나?") 이 매 장면마다 다른 어조와 뉘앙스로 변형되며 
관객에게 예측 불가능한 웃음을 선사한다.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것처음에는 아무것도 아니었던 "담배 냄새"라는 사소한 화두가 
인간의 오해, 감정 과잉, 예술적 포장, 역사적 왜곡을 거쳐 결국 마지막에 가서야 "진실
(실제로 불이 나고 있었거나 담배를 피우고 있었음)"을 마주하게 되는 과정을 날카롭고 
유쾌하게 꼬집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