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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원 원작 성기웅 구성 '소설가 구보씨의 1일'

1930년대 전반, 서울이 경성이라 불리던 시절. 이 도시의 남북을 가르며 흐르는 청계천에도 살얼음이 얼고, 그런 탓에 개천가 빨래터에 아낙들도 한산하며, 전차가 오가는 광교 아래엔 거지 깍쟁이들이 목을 잔뜩 움츠린 채 허연 눈동자만을 껌뻑이고 앉은 어느 겨울날, 조선 문단의 샛별소설가 구보 씨는 늘 그렇듯 해가 중천에 이르고서야 광교 옆 사옥정 7번지 공애당약국 2층의 자기 방에서 잠을 깬다. 벗어둔 안경을 집어쓰고 앉은뱅이책상 위의 어지러운 원고 뭉치를 들여다보기 시작하던 구보씨는 이내 펜을 들어 새로운 소설 작품의 창작에 골몰한다. 언제나처럼 오후가 되면 우리의 소설가 구보 씨는 한권의 창작 노트를 옆구리에 끼고 또 모자도 쓰지 않은 맨머리 바람에 멋진 단장을 짚으며 집을 나설 것이다. 우리는 그런..

한국희곡 2024.01.23

데아 로어 '도둑들'

보험설계사 핀은 어느 날 아침 눈을 떴을 때, 자신이 다시는 일어나고 싶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의 누이 린다는 꿈에서 늑대를 본 후 거의 파산지경에 이른 그녀의 온천이 곧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될 거라 믿고 있다. 양로원에 기거하는 이들 남매의 아버지 에르빈은 날씨나 별 같은 것을 두고 한 번이라도 자식들과 평범한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 슈퍼마켓 판매원 모니카는 사장으로부터 승진을 약속받고, 네덜란드에 있는 지점을 운영하게 될 날을 꿈꾼다. 경찰관인 남편 토마스는 네덜란드로 동행하겠다며 이런 그녀의 기대를 부추긴다. 슈미트부부는 짐승인지 모를 뭔가가 자신들을 감시하고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여있다. 어린 나이에 임신을 한 미라는 아이를 원치 않지만, 아이의 아버지 요세프는 무조건 낳아야한다고 주..

외국희곡 2024.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