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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성 '빨간 시'

는 일제시대 13세의 나이에 강제로 끌려가 위안부노릇을 했던 사실을 평생 숨겨온 할머니와 성 접대 사건으로 재작년에 자살한 어느 여배우를 함께 등장시켜 일본군의 만행과 고위직의 성적 타락을 한 기자의 입장에서 고발한 연극이다. 무대는 배경 중앙에 이층으로 오르는 계단과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조명으로 2층에 서있는 인물들의 모습이 드러나게 되고, 무대 왼쪽에는 가지만 있는 나무 한 그루가 서있다. 그 앞에 평상이 놓여있고, 무대 오른쪽에 대청마루 끝부분이 집안과 연결되는 것으로 설정되어있다. 연극은 도입에 할머니가 평상에 앉아 나지막한 소리로 노래를 부른다. 할머니는 치매를 앓고 있음이 객석에 감지된다. 잡지사 기자인 손자가 등장하고, 할머니의 치매 증세에 역정을 내지만, 손자에게는 항상 춤추는 모습의 여..

한국희곡 2023.11.24

미즈카미 츠토무 '샤까나이 진혼곡'

술을 마시지 않을 수 없었던 아버지 야타로(野太郎)가 죽은 날후지코(富士子)는 아버지를 굽는 가마 청소를 하고 있었다. 후지코의 가슴에 다양한 추억이 되살아난다. 소아마비가 원인이 되어 다리가 불편한 신체이면서 부지런한 어머니. 아들 둘에 딸 셋을 낳았다. 미인의 누나 우메코. 독서를 좋아하는 둘째 누나 사쿠라를... 그리고 주인공인 후지코. 아들 둘은 전쟁에 징집되어 나가 모두 전사했다. 아버지는 죽는 날까지 화장꾼으로의 소임을 다하고 조용히 세상을 떠났다. 이제 언니들이 오면 같이 아버지를 화장할 것이다. 후지코는 과거를 회상한다.   쇼와 20년, 종전이 임박한 어느 눈보라가 치는 밤, 후지코는 아직 초등학교 6학년. 온 가족이 둘러앉아 즐거운 단란한 한때였다. 그날 밤의 일. 상처를 입은 수상한 ..

외국희곡 2023.11.24

김병종 '지붕 위에 오르기'

198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이다. 한강 철교 부근에서 천체망원경을 보고 있는 천문가와 이 근처를 배회하는 실업자의 만남과 대화가 주를 이룬다. 이 천문가는 새벽시간에 천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배회하는 그 실업자를 지켜본 것이다. 아마도 천문가는 그가 머잖아 한강철교에서 투신할 것을 예감이라도 하듯이. 불편한 듯한 이 두사람의 대화… 잠시후에 사람을 찾는 한 사내가 등장하여 이들의 대화의 숨통을 티워 주는 역할은 한다. 그것은 그 사내가 자살한 한 남자의 비밀을 간직했는데 그 얘기를 듣고 다시 만나기로 한 약속을 어겼기에 그가 자살했을 거라는 강박감 때문이다. 그 사내가 가고 천문가와 실업자는 둘이 가지고 있는 얘기를 서로 털어 놓는다. 희곡 심사평 이번에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올라온 작품은 2..

한국희곡 2023.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