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에서의 2박3일… 윤희중은 오래만에 고향인 무진으로 내려간다. 무진은 안개가 많고 특징이 별로 없는 조그마한 항구도시이다. 그가 고향에 가게 될 때에는 항상 무엇엔가 쫓기며 갈등할 때나 현실에서 좌절했을 때였다. 이번에도 처가에서 운영하는 제약회사의 주주총회에서 전무로 선출되기 위해 잠시 머리를 식히려고 오는 길이다. 서른세 살의 나는 젊고 부유한 미망인과 결혼을 하여 얼마 후 제약 회사 전무가 될 예정이다. 모든 일은 장인과 처가 알아서 해줄 것이다. 나에게 무진은 어머니의 산소가 있고 또 젊은 날의 추억이 있는 곳이다. 나는 그곳에서 밤에 중학 동창으로 세무서장이 되어 있는 '조씨'와, 모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후배 박 선생과, 같은 학교 음악 선생인 하인숙과 술자리를 같이 한다. 술자리에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