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 62

천쓰안 '모조인생'

샹위는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는 젊은이로, 10년만에 대학 선배 저우쯔위를 만나 현재의 삶을 버리고 선배를 따라나선다. 쑤꺼는 자신의 몸에 대해 수년간 저항을 하며 성전환을 결심한다. 장한은 수집가로서 자신의 소장품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지만, 속물 수집가의 방문 이후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깨닫고 그간의 소장품을 모두 버린다. 이야기는 샹위와 그의 심장, 쑤꺼와 그의 유방, 장한과 그 두 손이 이끌어간다. 연극 은 2018년 외침연극제에서 낭독 공연 형태로 무대에 올려졌다. 이후 상하이드라마아트센터의 소극장 활성 화를 위한 창작극 인큐베이팅 프로젝트(2016년 시작)에 선정 되어 2019년 12월 소극장 1933미극장(場)에서 정식으로 공연되었고, 2021년 1월 또다시 대극장 규모로 바꾸어 대극장 에..

외국희곡 2023.07.12

위기훈 '몽양, 1919'

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몽양 여운형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1919년 여운형은 파리강화회의에 김규식을 파견해 독립청원서를 제출하면서 본격적인 독립운동가로서의 활동을 선보였다. 따라서 이 작품은 1919년 이후 몽양의 행적을 따라가는 것을 큰 줄기로 삼았는데 그 시기가 1919년보다는 해방정국, 즉 1945년 이후를 중심배경으로 한다. 사실 몽양 여운형은 임시정부부터 독립운동을 주도한 중심인물이었음에도 사회주의 활동경력 때문에 오랫동안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인물이었다. 그런 인물을 작가가 선택했다는 것은 일차적으로 여운형에 대한 소개와 상세한 삶의 면면을 보여주려는 의도를 예상하게 하지만 작가는 그 예상을 보기 좋게 배반했다. 작품 속 중요한 사건들을 해방기로 한정한 것이 중요한 포인트였다. 이 ..

한국희곡 2023.07.12

게오르크 카이저 '가스'

게오르크 카이저는 1918년을 전후해 발표한 사회 개혁을 다룬 드라마들에서 사회질서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도 작가의 목표는 정치적인 것이 아니고 순전히 이념적인 것이다. 즉 카이저에겐 사회형태의 물질적 변화가 아니라 인간의 정신적· 윤리적 변화가 문제인 것이다. 그렇게 해서 그는 일차로 인간 개인의 변화를 추구하고, 나아가 이에 뒤따르는 사회 변화 및 개혁을 기대하는 것이다. 이 같은 사회 개혁의 중심을 이루는 것이 , 그리고 로 구성된 "가스 3부작"으로서, 카이저는 이들 삼부작에 나타난 개개인의 운명, 즉 억만장자, 억만장자 아들, 억만장자 노동자의 운명을 통해 현대 산업사회의 인간이 새로운 인간이 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첫 작품인 의 주제는 아직 순수한 개인주의적 경..

외국희곡 2023.07.11

김이율 '믿을지 모르겠지만'

"믿을지 모르겠지만"은 각기 다른 듯 7개의 짧은 이야기들이 연이어 진행되지만 결국 하나로 귀결되는 작품이다. 독백 위주의 짤막한 이야기들의 연쇄극 형식을 취하고 있는 이 작품은 사라진 어머니가 남긴 쪽지의 미스터리에서 시작되어 관객들이 각 이야기들로부터 그 연관성을 추리하게 한다. 관객이 추적을 하며 이야기를 꿰어가는 과정 속에서 결국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끌어내는 연극이다. [줄거리] 1장, 서른다섯 남자의 이야기 -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해야 비밀이다. 어머니가 남긴 ‘쪽지’ 한 장으로 인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에 빠진다. 진짜 비밀은 우리가 이미 다 아는 사실이다. 단지 모르는 척 해주는 것일 뿐. 2장, 잠수부의 이야기 - 보이지 않는 걸 더 믿게 된다. 잠수부는 수색작업에 나섰다가 ..

한국희곡 2023.07.10

위기훈 '아나키스트 단재'

개화기부터 현재까지 아마도 우리 역사에서 고구려와 발해에 대해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있던 역사학자는 단연코 단재 신채호일 것이다. 역사학을 공부하면서 민족주의자가 되었고, 독립운동을 하면서 사회주의자가 되었다가 3.1운동 이후 민중의 존재와 힘을 자각하면서 아나키스트가 된 인물. 사실 이렇게 맥락을 짚었지만 단재 신채호는 다른 독립운동가에 비해 그다지 구체적으로 많은 것이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그것을 반증하는 사례가 있는데, 흔히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을 단재 신채호가 했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신재호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처가 불분명한 말임에도 단재 신채호를 호명하는 것은 아마도 역사학자이자 독립운동가 정도로만 신채호를 알고 있어서 저 말이 신재호에게 어울린다고..

한국희곡 2023.07.10

김성제 '숙희, 돌아오다'

2003년 2월 어느 날, 떠난 지 20여년 만에 21살된 정박아 딸과 6개월된 혼혈아 아들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온 숙희는 몇 년 전 알아낸 옛날 주소만을 의지한 채, 자신의 아버지와 동생을 찾아 나선다. 한편 불의의 사고로 아들을 잃고 화장터에서 돌아오던 중, 길에서 우연하게 숙희와 마주친 숙의의 계모 정순은 비참해질 대로 비참해진 숙희의 모습을 보고 모르는 사람처럼 외면했다. 그리고 자신이 경멸하는 그녀, 숙희가 남편에게 버림받고 자식마저 잃게 된 자신을 동정할까 봐 자신의 동생을 애타게 찾는 숙희에게 그의 죽음을 철저하게 숨긴다. 하지만 췌장암으로 인하여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알고 있는 숙희는 정상이지 못한 자신의 딸과 혼혈아로, 고아로 살아가야 할 아들을 위해 정순에게 생떼를 쓰며 정..

한국희곡 2023.07.09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자연의 딸'

은 괴테가 1803년에 발표한 5막 비극이다. 사생아로 태어난 오이게니가 왕족이라는 신분을 되찾기 직전, 이복형제의 계략에 휘말려 국외로 추방당하고 시민 계급으로 떨어지는 과정을 그렸다. 아름다운 언어, 수준 높은 비극성을 갖춘 문학작품으로 평가된다. 공작은 울창한 숲속에서 사냥하는 도중에 조카인 왕에게 숨겨 놓은 사생아 딸 오이게니가 있다고 고백한다. 딸을 보고 싶어 하지 않았던 오이게니의 생모인 후작부인이 최근 세상을 떠나자 이 기회에 공작은 왕에게 비밀을 털어 놓고 딸을 왕실 혈육으로 인정받게 하려고 한다. 오이게니는 왕실 가족으로서 누릴 새로운 행복을 꿈꾼다. 그러나 곧 그녀의 이복 오빠가(작품에는 직접 등장하지 않는다) 이제까지 숨겨져 있던 이복 누이를 인정할 생각이 없음이 밝혀진다. 그는 공작..

외국희곡 2023.07.09

최용근 '화부'

첫사랑의 그리움 때문에 일생을 그녀의 영상에 매달려 살아가며 오직 첫사랑의 노예가 된 천미욱의 일생이 이야기의 기둥이다. 그는 북에 두고 온 아내를 그리워하는 마음과 향수를 달래려고 아내 모양의 목각인형을 만들어 아내가 입었던 노랑저고리 빨강치마를 입혀 그것을 안고 위안을 삼는다. 월남한 그는 국군에 입대하여 직업군인이 되었으며, 안정된 생활을 위해 결국은 하숙집 딸 정여숙과 재혼한다. 아들을 하나 낳았고 그는 월남 파병된다. 귀국 후 더 잘 살아 보겠다는 욕심 때문에 돈에 유혹되어 부정을 저지르다 베트콩의 습격을 당하고 심장에 파편이 박힌 전상자가 되어 귀국한다. 그가 귀국해 보니 그동안 송금한 돈과 재산을 모두 탕진한 아내 여숙이 아들 명길까지 고아원에 버리고 도망하였음 알게 된다. 그는 또다른 고민..

한국희곡 2023.07.08

미하일 불가코프 '아담과 이브'

는 미하일 불가코프가 1931년 6월 5일 미래 전쟁에 관한 환상 희곡을 써 달라는 '레닌그라드 붉은 극장'의 의뢰를 받아 8월 22일 완성한 작품이다. 이 작품이 창작된 시기는 세계사적으로도 매우 복잡하고 불안한 때였다. 이탈리아에서는 무솔리니가 10년째 통치 중이었고, 인플레이션에 허덕이던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은 파시스트 독재의 길로 진입하고 있었으며, 1929년 중국국민당 장제스가 소련 만주 철도를 점령하면서 소련의 영토 수호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다. 일본 관동군과 중국 국민당이 전쟁을 시작한 것도 1931년의 일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세계대전의 기운은 점차 상승했고, 화학전을 비롯해 초강력 신무기를 소재로 한 소설과 희곡이 우후죽순 등장했다. 그리고 그 예언과 예견은 실제 전쟁으로 이어졌고 ..

외국희곡 2023.07.08

위기훈 '역사의 제단'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알지 못하는 이름 남산 윤우의. 극은 해설자를 통해 서사적 형식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초점은 상해임시정부의 김구의 주도적 정치적 상황과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남산이 백범의 지시에 따라 홍커우 거사를 일으킨 것으로 알고 있다. 백범일지에 그렇게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산의 홍커우 공원 거사를 김구가 임시정부 내에 입지를 다지고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남산 윤우의는 백범의 소개로 김홍일에게 폭탄을 건네받고 홍커우 거사를 거행한다. 이후 백범이 주도하는 임시정부에 관심과 중국의 자금지원이 쏠리게 되고 임시정부내에 백범의 입지도 튼튼해지게 된다. 신암 안공근은 남산의 의지와 결기로 일으킨 거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백범에게 항의한다. 그러나 백범은 모두가 ..

한국희곡 2023.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