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의 영어 말하기 대회 본선에 참석하기 위해 부모들이 제공된 버스에 함께 타고 길을 떠난다. 개최 측에서는 주차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버스를 하나 제공하고 그들을 한 버스에 태워 행사장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한참을 달리던 버스 앞으로 한대의 SUV가 끼어들며 차를 막고 섰다. 순식간에 길을 막는 바람에 급정거를 한 버스 안은 아수라장이 되고 버스에 함께 탑승했던 학교 보안관 김태경이 그들을 막고 선 차를 향해 버스에서 내려 다가갔다. 잠시 후 복면을 쓰고 총을 든 두 명의 괴한이 김태경에게 총을 겨누고 버스 안으로 들어온다. 그들이 든 총이 진짜 총임을 증명하려고 버스 바닥에 총을 쏜 그들은 겁에 질려 덜덜 떠는 버스 안의 학부모들에게 검은 비닐 봉투를 쓰도록 지시한다. 그리고 버스의 뒤편에 폭탄을 장착하고 무전기와 모니터를 연결하고 버스에서 내린다. 그리고 버스는 잠시 후 덜컹덜컹하더니 한 곳에 정차한다. 버스 주위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그들은 귀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집중하고 있었다. 그들이 설치하고 간 모니터를 통해 괴한은 그들에게 얼굴에 쓴 봉투를 벗어도 된다고 말한다. 버스의 주변이 벽으로 둘러싼 곳에 버스가 빠져 있는 상태로 보였다. 그리고 버스가 빠져 있는 그 곳으로 포크레인이 모래를 들이부어 버스 주변은 온통 모래로 둘러 쌓이게 된다. 괴한은 모니터를 통해 그들이 은폐하고 왜곡한 유준혁 학생의 자살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진상을 화면에 자백하고 용서를 빌면 구해주겠다는 협박을 한다. 버스 안에서는 서로 자기 아이는 직접적인 살해에 가담하지 않았다며 옥신각신하면서 버스는 점점 공기가 희박 해진다. 그들은 진짜 범인이 누구인지 밝히고 그들의 죄를 자백할 것인가?
작가의 말 - 정명섭
사람은 여러 가지 통증을 느낍니다. 그중 가장 고통스러운 아픔은 바로 몸이 불에 타는 작열통입니다. 중세에 마녀와 이단자들을 심판할 때 불에 태워 죽인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식을 잃은 부모의 고통은 작열통보다 더 심할 것입니다. 원래대로라면 부모는 자식보다 먼저 죽습니다. 그러나 안타까운 사고나 여러 가지 이유로 자식이 먼저 부모 곁을 떠나는 때도 있습니다. <작열통>은 그런 부모의 이야기입니다. 자식의 죽음이 억울하게 감춰지고 가해자들이 아무 반성도 하지 않게 되면 부모는 두 번 죽게 됩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복수'라는 타이틀은 이야기의 가장 강력한 서사이며, 모두를 매혹하는 이야기입니다. 법으로 사회의 안전이 보장되고 모두가 평등하다고 얘기하는 현대에도 복수의 서사는 남아 있습니다. 우리는 법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적용되지 않으며, 사회구성원이 평등하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우리는 다양한 복수의 서사를 맛보고 있습니다. <작열통>은 자식을 잃은 부모의 잔혹한 복수를 다루고 있습니다. 범죄가 타이틀이기 때문에 느와르로 분류될 수 있 습니다. 중요한 건 자식을 잃은 부모의 심정을 얼마나 잘 묘사하는지, 그리고 그 복수가 얼마나 처절하고 통쾌한지 보여주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좁고 밀폐된 공간에서 서로의 마음을 감추고 속이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뤄봤습니다. 사실, 영상과 달리 소설에서 좁고 밀폐된 공간을 다루는 건 위험합니다. 영상으로 묘사할 수 있는 것처럼 밀폐된 공 간을 설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설명을 너무 길게 하면 오히려 이야기가 진행되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번 이야기는 밀폐된 공간, 그것도 땅속이라는 장소를 다뤄야 했습니다. 분위기를 잘 살리려고 노력했지만 어떤 느낌일지는 독자들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을 거 같습니다. 부디 재미있게 읽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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