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삶이 다양한 만큼, 다양한 형태로 사랑의 체험이 낳은, 사랑의 정의들도 다양한 것 같다.
그래서 정말 어떤 사랑이 정말 사랑인지 헷갈리는 것도 같다.
어쨌거나, 사람과 사랑 사이를 소통하고 위로하는 사랑은,
정말 시인의 말처럼 사랑만큼 즐거운 것은 없고, 사랑만큼 고귀하고 아름다운 것도 없다 하겠다.
이처럼 사랑은 우리네의 삶의 윤활유이자 에너지임은 분명하다.
그런데 "이런 사랑에 대해 사람들이 '사랑'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텔레비젼을 켜기만 하면 쏟아져 나오는 갖가지 '사랑'에 대한 멜로드라마들.
수많은 멜로디의 노랫말들,
그리고 서점의 한켠을 모두 채우고도 남을 '사랑'과 연애에 관한 지침서들이 있다.
인터넷에 '사랑'이란 단어를 넣어서 검색만 해도
친절하게 알려주는 온갖 사랑의 정의들이 튀어나온다.
이 많은 사랑 중에서 진짜 '사랑'은 얼마나 될까?"
그러니까 연극 <청춘 정담>은, "내가 경험한 것은, 혹은 지금 느끼고 있는 것은 진짜 '사랑'일까. 항상 보고 들어오던 정형화된 '사랑'에 내 감정을 끼워 맞추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린 서로 '사랑'했을까. 흔하디흔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진실 된, 그래서 오히려 더 낯선 '사랑 이야기','사랑'을 이야기하기보다 '사랑'을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를", 눈에 그린 듯 관객에게 보여주어 관객에게 사랑의 감동을 전하기보다는, 사랑을 생각게 하는, 철학이 있는 연극이라 하겠다. 그래서 기존의 사랑 드라마와는 이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하겠다.
김효진 작<청춘정담>은, 사랑에 관한 네 가지 다른 이야기로 구성된다. 가장 흔하고 흔하면서, 또 가장 소중한 사랑. 그래서 모두가 너무나도 다른, 하지만 너무나도 비슷한, 솔직담백한, 흔하지만 흔하지 않은 사랑 이야기가 맞물려, 사랑을 하면서도 사랑일까 의심해야 하는 현대인의 슬픈 사랑의 초상을 묘사해 나간다. 이렇듯 이 무대에는 네 커플의 각기 독특한 삶의 색깔만큼 서로 다른 사랑의 빛깔이 연기된다. 만난 지 5년이 다 되어서, 시들시들한 정수연과 박정현 커플은,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게 없을 만큼 오래된 연인사이. 이들은 서로에게 웃음 짓고 서로에게 상처 주면서, 짧고도 긴 5년이라는 시간을 사랑한다. 그러나 5년의 시간이 지난 현재 그들은 정말 사랑하고 있을까? 라는 서로의 마음 속 깊은 의심을 관객에게, 꽃처럼 던진다. 또 비슷비슷하지만, 결코 비슷하지 않는 또 하나의 커플. 꿈과 목표를 향해 앞만 보고 달리던 박지희. 그녀의 마음 한구석의 빈 곳엔 항상 공허함이 자리하고 있다. 그런 박지희 앞에 나타난 한 남자. 그는 가진 것이 하나 없다. 그러나 이 가진 것 하나 없는 그가 감히 그녀의 빈 곳을 채워주겠다며 점점 그녀에게 다가선다. 누가 그랬던가. "사랑해서 사랑을 잃은 것은 전혀 사랑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고. 사랑하지만 그 사랑 때문에 마음 아파했던 한 여자가 있다. 그리고 이 여자 곁에는 사랑하지만 사랑하는 방법을 몰라 잃어버린 사랑에 대해 눈물과 후회뿐인 남자가 있다. 여자 친구가 있는 선배를 좋아하는 후 최세진의 짝사랑이 어느 날 선배를 두고 사랑한다고 폭탄선언 급 고백을 하는 이야기... 이렇게 네 커플의 비슷비슷해 보이지만, 색깔이 분명한 사랑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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