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한로단 '神바람'

clint 2023. 9. 2. 17:50

 

이 작품에는 등장인물이 파우스트 박사를 별명으로 가진 사람과 오이디푸스, 엘렉트라, 살로메, 햄릿, 오필리어라는 별명을 가진 사람들이 동호회에서 만난다. 회장은 파우스트 박사이며 나이도 많고 좌장이다. 별명과 실제 인물은 성격적인 면에서 조금 연관이 있다. 그리고 무당인 엘렉트라의 어머니가 나오는데, 엘렉트라의 정신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파우스트 박사를 통해 여러 실험으로 치유하려 하나 엘렉트라 내심의 강한 반발로 실패하자, 결국 모친인 무당을 통해 그 문제의 본질을 찾게 된다. 아마도 엘렉트라는 자신이 제일 싫어하는 그 무당의 기질이 있는 것 같다.

 

오이디프스-컴플렉스, 엘렉트라-컴플렉스를 바탕으로 <무당이 내린 환자> 엘렉트라는 초인적인 힘과 염력이 있다. 특히 젊은이들의 여러가지 심적 상태 중에서 첫째, 오이디푸스와 같이 악마적인 면. 둘째, 살로메와 같이 호기심이 강한 면. 셋째, 엘렉트라와 같이 히스케릭한 면, 넷째, 햄릿과 같이 종교적인 면, 다섯째, 오필리어와 같이 선()의 세계와 같은 동양적인 순수한 면을 극적 흐름에 따라 구사하려는데 이것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젊은이들의 성적, 생리적 요구이다. 이 같은 여러 모양 여러가지의 육체를 혼연시켜 하나의 실물로 보이려 한 작품이다.

 

 

작가의 글 한로단

이 「神바람」이란 작품을 구성함에 앞서 우선 나는 그 자료를 수집, 검토해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는 오래전부터 한국의 샤만- 무당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무당에 대한 종교적 관심 아니라 신이 오른 무당의 심적 상태- 현실의 자기를 지양하고 타계로 자기 자신을 옮겨 무아의 경지(Ecstasy)로 들어가 제2의 인격이 되는 무당의 심적 상태- 더구나 자기 만이 제2의 世界로 몸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관자(觀者)도 감염 동화시켜 자기와 같이 Ecstasy의 경지로 이끌고 들어가는 과정이- 이것이 예술의- 특히 무대예술, 배우예술의 근본적인 본질이기도 하지만 이 심적 과정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이 作品을 다루게 된 것이다. 요새 담배 연기로 둘러 쌓인 음악 다방에서 있는 대로 볼륨을 높여 놓고 몽롱하고도 황홀한 분위기에 둘러쌓여 있는 젊은이들의 심적 상태나- 한발 더 나아가 크고 록앤롤 춤으로 넋을 잃고 황홀한 무아의 지경에서 난 뛰는 젊은이들의 심적 상태나- 이보다 더 진한 것으로 L.S.D나 해피-스모크로 황홀한 환각속에서 꿈 아닌 꿈을 꾸려는 젊은이들의 심적 상태나- 보다 현실의 자기를 지양하고 제2의 세계로 몸을 옮겨 Ecstasy의 경지로 들어가라는 그 심적 상태나 그 과정이 무당의 그것과 다른 것이 없다. 동기는 물론 다르지만 그 현상이나 결과는 동일하다. 젊은이들의 욕구 불만과 불평…… 불안 초조, 긴장, 갈등 이러한 현대문화 病 같은 일종의 신경질환에서 일시나마 도피해보려는 심적 상태에서 그러한 Ecstasy를 찾는 것이 여기서 스스로의 세계를 창조하고 표현할 수 있는 건전한 청년 文化도 나올 수 있지만- 예술의 기원으로 서의 무당의 Ecstasy와 일맥상통하는 데가 있다. 순수한 Ecstasy 한 點에선 그 본질이나 과정에 있어 양자가 별로 다를 것이 없다. 그래서 무당의 Ecstasy를 파헤치면서 Electra Complex, Oedipus Complex- 저류(底流)로 삼아 발전 종결시키도록 하였다악마주의자로 자처하는 Oedipus나 귀족적인 아집과 집념으로 고집불통인 Salome나 종교 생활 삶의 구원을 기원하는 햄릿이나 속세의 자기를 불사르므로 좀더 높은 차원에서 神의 세계로 들어가 자기를 정화, 승화시키라는 Ophelia- 이 젊은이들의 마음의 동향은 모든 젊은이들의 마음의 움직임인 동시에 한사람의 젊은이의 여러 급의 마음의 動向일지도 모른다. 이런 의미에서 이 연극을 Mono-play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노학자 Dr. Faust의 심경만이 젊은이들의 그것과는 동떨어진것 같아도- Ophelia의 말 맞다나 전광석화와 같은 우리 인생이라면 젊은이들이 Dr. Faust의 심경이 될 날도 시간적으로 石水보다도 짧으면 짧았지 길 이유는 없지 않겠는가

- 「무당」이란 제목을 「神바람」이란 제목으로 바꾼 데는 무당이란 번역책이 범람하고 또 머지않아 「무당」이란 영화가 들이 오고 해서- 이 「무당」과 나의 희곡 「무당」이 혼동될 우려도 있고 선행도덕상 소위 뒤통수를 치는 것 같은 인상을 주기 쉽다는 이유로 극단과 장시간 토의 끝에 드디어 「神바람」으로 바꾸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