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작가이자 연출가인 고(故) 조일도의 작품이로 그간 미발표작으로 있다가 그가 활동했던 극단 집현에서 2021년 공연함. 부조리 계열의 작품.
자본주의 상징인 거대한 도시 속에서 가족사와 얽혀 어느 곳에서도 보호받지 못하고 도로 위 통신공사 맨홀의 안전지대 위에서 죽어가는 비극을 그렸다. 인류의 역사를 통해 끊임없이 예술과 종교가 역설해온 사랑의 회복과 실천을 다루고 있다.
사회 안전망의 최후 보루가 되어야 할 가족으로부터 버려지고 쫓겨나 방치된 사람들이 사회, 언론, 국가 어느 곳에서도 보호받지 못하고 죽어가는 비극적 죽음을 말하며 인간의 욕망이 사랑이란 열정의 행위로 변화되고 인간의 존엄성이 회복되길 희망하는 사랑의 회복을 주제로 삼았다.
가족윤리 붕괴의 문제는 동서양의 역사 이래 지속 되어온 사건들이며 예술적 소재이기도 하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리어왕은 딸들의 탐욕에 국토를 쪼개주고 쫓겨난 아버지를 소재로, 햄릿은 부정한 어머니의 정욕으로 붕괴된 가족사를 소재로 한 비극이다. 우리들은 한 가족의 가장이며 왕이고, 아들이며 왕자이고, 딸이며 공주로서 가족이란 울타리 안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서로를 사랑하고 보호하며 살고 있다. 그러나 욕망 충족을 위해 끊임없는 재화의 추구가 미덕으로 여겨지는 현대사회는 물질 만능과 말초적 욕망의 충족을 위해 가족의 천륜과 사랑마저도 붕괴시키는 가족사의 비극적 사건들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가족사의 비극으로 가족에게 버려지고 사회의 무관심과 이기심으로 방치된 죽음을 통해 역설적으로 인간의 욕망이 사랑이란 열정의 행위로 변화되어 인간의 존엄성이 지켜지길 희망하는 이 연극은 사랑에 관한 연극, 사랑을 필요로 하는 연극, 사랑의 회복을 갈망하는 연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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