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월드 2인극 페스티벌 동양대학교 참가작
화가와 건축가를 꿈꾸던 20대 두 젊은 남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이들에게는 정의롭지 못한 사회와 현실 때문에 자신의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던 공통의 아픈 과거가 있다. 극중 남자1은 배경이 없다는 이유로, 남자2는 스펙이 모자라다는 것 때문에 번번이 실패와 좌절을 맛보았던 것이다. 지하 단칸방에서 하루의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그들에게 이제 정의와 자존심은 사치에 불과하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현재의 생활고로부터 벗어나는 것일 뿐이다. 결국 그들이 택한 방법은 사고를 빙자해 합의금을 타내는 것이다. 보험 사기와 막노동으로 간신히 생계를 이어 오던 그들에게 이 방법은 자신들의 꿈을 실현 시켜줄 절호의 기회로 생각되었을 것이다. 마침내 그들은 자해 사기를 공모하기에 이르고 결행의 순간을 맞게 된다. 하지만 허술하고도 무모한 그들의 행동은 오히려 동료의 목숨을 앗아가는 의외의 상황으로 치닫고 만다,
그 후 15년이 흐른 어느 날 남자2는 죽은 친구를 회상하며 과거를 반추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이 작품은 배경이나 연줄이 없으면 취직도 할 수 없는 험난한 세상에서 두 청년으로 하여금 그들을 이 지경까지 이르게 한 우리 사회의 근원적 문제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마치 남 일처럼 느껴졌던 청년 실업문제가 정작 자신들의 삶의 방식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를 관객들과 함께 생각해보게 하는 것이다.
이 작품은 모두 여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1장-주제암시, 2장-인물, 배경 암시, 3장-사건모의, 4장-사건실행, 5장-남자1의 독백, 6장- 회상의 장면으로 되어있다. 먼저 1장에서 언급되는 연극 제목을 통해 극의 흐름을 유추할 수 있다. 2장에서는 등장인물의 성격과 배경이 암시되며 바로 3장의 모의 장면을 통해 익살스럽고 어설프기만 한 두 남자의 생각과 태도가 드러난다. 특히, 두 남자가 서로 공방을 벌이며 받아치는 대사가 재미있다. 4장은 사건의 반전이 일어나는 부분이며 결말을 암시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5장은 친구를 잃은 남자1이 15년 후, 자신과 친구, 그리고 관객에게 던지는 독백의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 6장은 비극적 절망 속에서도 다시금 꿈과 희망을 되찾고자 하는 작가와 동시대 청년들의 바람을 표현한 장면으로 보인다. 여섯 개의 장면들을 나름의 논리와 설득력을 가지고 연결한 흔적이 돋보일 뿐 아니라 공연 내내 짠한 아련함이 느껴지기도 했던 작품이다.
작가의 말
“뭐 먹고 살지?" 군대 전역을 앞두고 가장 크게 든 고민이 었다. 취업 고민 따위는 안할 줄 알았는데, 어느덧 ‘취업’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가득 채웠고, 그와 함께 떠오른 건 ‘청년실업’. 남 일 같았던 현실이 눈앞에 닥치니 초조해졌다. 지금 내 또래들은 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겠지? 똑같은 울타리 속에서 같은 고민을 하며 견디고 있겠지? 이런 생각들이 스쳐 지나가며 그 생각들을 표출하고 싶었고, 이 시대의 청년들과 공감하고 싶어 ‘죽어야 사는 남자’를 썼다. 꿈에 대한 도전과 반항을 동시에 그려 내고 싶어 ‘보험사기’를 소재로 사용했고, 청년들이 공감할 수 있는 대사, 상황을 꼼꼼히 생각해 작품에 담았다. 비록, 우리의 현실은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이 작품을 보고서나마 청년들이 공감하고 위로받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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