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2년에 쓴 시나리오를 1943년 작자가 직접 2막 5장의 희곡으로 개작, 1944년 태양극단에서 초연하였다. 그 후 신협(新協)(1951)과 실험극장(1969, 1972)에서도 공연하였다. 1964년 국제극예술협의회 파리본부에서 영어와 프랑스어로 번역되고 영화로는 1957년 도쿄에서 열린 제5회 아시아영화제에서 최고 희극상을 받았다.
한국의 연극은 신극(新劇) 이후부터 현대극에 이르기까지 희극의 풍토를 개척하는 데 소홀했는데, 오영진이 그 작업을 1940년대 초에 훌륭히 해냈고 한국의 현대 희극이 지향할이정표(里程標)를 제시했다고 할 수 있다. 구(舊)결혼제도의 모순과 인습을 풍자한 이 작품은 한국의 고유한 생활·풍속·사상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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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남독녀를 둔 맹진사(벼슬을 돈으로 산 사람이다)는 지체높은 부자 김대감집과 사돈이 되려는 허영에서 사위될 사람은 보지도 않고 혼인승낙을 한다. 그런데 그 사위는 다리 병신으로 알려진다. 이에 놀란 맹진사는 몸종 이쁜이로 하여금 자기 딸 갑분이 대신 혼인하게 한다. 그러나 정작 혼인날 나타난 신랑은 멀쩡하게 잘 생긴 건강한 청년이었다. 신랑은 안절부절못하는 이쁜이에게 자기가 절름발이라고 거짓말한 것은 마음씨 고운 여인을 맞기 위한 기지였다면서 그녀를 아내로 맞을 것을 선언한다.
제1막 : 세도 가문과 사돈을 맺어 위세를 부리고 싶은 맹진사는 무남독녀 갑분이를 김판서 댁 미언과 혼인시키기로 약속하고는 우쭐댄다.(발단) 그러나 어느 날 과객 차림으로 찾아온 김명정이 신랑이 절름발이라고 귀뜀하자 맹진사 댁은 발칵 뒤집힌다.(전개)
제2막 : 이런 사실을 안 갑분이는 시집을 가지 않겠다고 앙탈을 부리고, 맹진사는 묘안을 짜내 하녀 입분이를 갑분이로 꾸며 혼례를 치르려 한다.(위기) 혼례식에 나타난 신랑이 멀쩡하고 잘생긴 대장부임이 밝혀지자 맹진사 댁은 다시 소동이 벌어진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어 입분과 미언의 혼례가 치러진다.(반전) 첫날 밤, 미언은 거짓 소문을 낸 것은 입분이를 사모해서 자신이 꾸민 일이라고 고백한다.(결말)
오영진은 전통적인 문화에서 소재를 택한 작품을 즐겨 썼는데, 이 작품 역시 전래 민담(民譚)인 '뱀신랑'에서 그 소재를 취하고 있다. 또한, 이 작품은 권선징악(勸善懲惡)을 주제로 하는 민담과 그 구조가 일치한다. 인간의 진면목을 보기보다는 외모, 배경, 가문, 권세 등에 아부하는 맹진사를 통해 인간의 위선과 어리석음을 비판하고, 입분이의 행복한 결혼을 통해 착한 사람이 복을 받는다는 의식을 나타낸 점에서 그러하다. 따라서, 이 작품의 웃음 속에는 전통적 해학과 함께 교훈적 의미가 깔려 있다. 이 작품은 전 2막 5장, 5단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오영진 희곡사의 맨 첫 번째 자리에 놓이는 『맹진사 댁 경사』는 일제 말 군국주의 체제 하에서 전통에 대한 반성과 확대로서 쓴 것이었다. 이 작품은 전래 민담인 「뱀신랑」에서 그 소재를 딴 것이며, 작품 구조도 권선징악을 주제로 하는 민담과 그 구조가 일치한다. 시나리오 『배뱅이 굿』, 『한네의 승천』과 함께 3부작으로 씌어진 이 작품은 전래의 통과 제의인 관혼상제에서 관례만 뺀 혼상제례 중 혼례기인 것이다. 위에 인용한 부분은 이 작품의 발단부에 해당된다. 탐욕적이고 권력 지향적이며 허세가 심한 맹 진사가 그의 딸 갑분이를 김 판서 댁으로 시집 보내려는 의도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오영진은 전통적인 풍속과 제의에서 소재를 택한 작품을 즐겨 썼는데, 이 작품 역시 전래 민담인 「뱀신랑」 설화에서 그 소재를 취하고 있다. 이 작품은 권선징악(勸善懲惡)이라는 민담의 구조와 일치한다. 인간의 성실성을 보기보다는 외모, 배경, 가문, 권세 등에 아부하는 맹진사를 통해 인간의 위선이 어리석음을 비판하고 입분이의 행복한 결혼을 통해 “착한 사람이 복을 받는다.”는 의식을 나타낸 점에서 그러한다. 따라서, 이 작품의 웃음 속에는 전통적 해학과 함께 교훈적 의미가 깔려 있다. 이런한 구성은 매우 전통적인 것이어서, 이솝 우화에도 자주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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