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엄인희 '저수지'

clint 2017. 2. 8. 13:21

 

 

 

 

이 작품은 저수지를 배경으로 초로와 늦동이라는 두 중늙은이를 등장시켜 인간이 살아가는 문제에 대한 끝없는 질문을 던지면서 아침이 되면 희망을 갖고 집을 세우고 황혼이 되면 허무는 작업을 반복하면서 인간의 실존에 대한 명상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무대상에 형상화된 작품은 너무 극적 재미에만 치중해서 원작이 가지고 있는 깊은 메시지가 제대로 표출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있음과 없음'의 차원에서 보더라도 이미 세워진 골조에 벽을 붙이는 작업이 아니라, 텅빈 무대 위에 치밀한 계획에 의해 건물이 세워지고, 허물어졌으면 더 설득력이 있었을 것이다. 또한 극의 결미부분에 폐품수집가가 등장하는데 이 또한 리어커도 없이 단지 가위만 들고 등장시켜 마네킹처럼 행동케 한 의도가 극의 흐름에 용해되지 못했다.

작품해석에 따라 이의 등장은 중요한 의미를 지닐 수 있는데 이를 간과해 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러나 소품의 처리라든지 무대의 활용도, 두 연기자의 연기는 이들의 경력만큼 세련되었고 첫 작품으로는 무난했다고 본다. 단지, 왜 이 작품의 등장인물의 이름을 자신들의 이름자를 넣어 개명하고 제목까지 바꿨는지 이해하기 어려웠고, 인물의 성격과 연기자의 체격으로 봐서 오히려 역을 바꾸었으면 하는 느낌이 들었다.

 

 


작가 엄인희는..
1955년 12월 8일 인천에서 출생하여 서울예술대학 연극과를 졸업하고, 198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희곡<부유도>와 같은 해 경향신문 신춘문예 희곡<저수지>가 당선되면서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2001년 폐선암으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현실참여 의식과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한 개성 있는 작품 세계를 구축하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집필과 연출 활동 이외에도 ‘여성의 전화’ 와 ‘민요연구회’ 에서 활동했으면 안양문화예술운동연합 의장, 한국여성단체연합 문화위원회 위원, 민족문학작가회의 희곡․시나리오 분과위원장을 등을 역임하면서 적극적인 사회활동을 펼쳤다.
- 대표작 -
<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부유도><저수지><김사장을 흔들지 말란 말이야><그 여자의 소설><비밀을 말해줄까>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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