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박한열 '달을 사랑한 아이'

clint 2016. 5. 19. 16:55

 

 

 

 

 

<달을 사랑한 아이> 줄거리

 

흐린 날, 인적이 드문 한적한 어느 휴게공원에 침해에 걸려 집을 잃은 한 인생 말년의 노인이 있는 곳으로 부모로부터 버려진 한 아이가 울면서 찾아온다. 아이는 아직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그래서 기어 다니는 아이이다. 노인은 아이에게 엄마, 아빠에 관하여 묻지만 아이는 아무 것도 모른다. 하지만 달을 기억한다. 아침에 엄마가 아이를 버리면서 아이에게 약속을 했다는 말을 노인에게 들려준다. 달이 뜨면 데리러 올 것이라는 말을. 아이는 달이 뜨기를 기다리며 공원에서 울고 있는 것이다. 노인은 아이에게 희망을 줘야 할지, 절망을 줘야할지 고민을 하다가 세상에 대해 하나씩 알려준다. 희망보다도 절망보다도 세상을 알아야 희망이 아이에게 다가온다고 생각한 것이다. 세상의 이런 저런 얘기를 가지고 아직 세상을 모르는 아이와 이제 세상을 아는 노인이 대화를 하는 동안 휴게공원에 문제의 사람들이 들락거리며 노인과 아이의 심경을 건들고 혼돈을 만든다. 그렇게 휴게공원의 하루는 흘러가고 어느새 해도 서산에 기울었다. 허기가 진 노인과 아이는 배를 움켜잡고 사람들에게 구걸을 한다. 구걸을 하여 돈을 얻었지만 노인은 그들이 힘들게 벌었을 돈을 함부로 쓰지 못한다. 아이도 노인의 태도에 물들어 배가고프면서도 젖을 구하지 못하고 노인도 양식을 구하지 않은 채 자신들보다 더 불쌍한 자들을 위하여 길바닥에 구걸한 돈을 그냥 놔두지만 결국은 양복 입은 멀쩡한 신사의 차지가 된다. 서산을 붉게 물들였던 노을도 사라진다. 노인은 아이에게 이제 좀 있으면 아이가 사랑하는 달이 뜰 것이라고 얘기해 주지만 속으로는 내심 걱정이다. 아이는 노인의 말에 더욱 달을 기다린다. 휴게공원으로 한 젊은 여자와 사내가 김밥과 음료수를 들고 와 먹고 남은 것을 노인과 아이에게 건네주고 간다. 노인은 아이가 먹여주는 김밥을 먹으려 애를 쓰지만 제대로 넘기지를 못하고 아이는 음료수를 마시며 허기진 배를 채운다. 하늘은 어둠으로 짖게 깔리고 노인은 아이를 걱정하며 숨을 거둔다. 드디어 달이 뜨고 아이는 달을 발견하고 기뻐하며 할아버지를 잠에서 깨우려 하지만 이미 노인은 숨을 거두었다. 달을 보고 기뻐하는 아이는 달이 떴다며 계속 할아버지를 흔들어 깨우고 노인은 어느 새 영혼이 되어 나타난다. 혼령이 된 노인은 자신의 시신을 깨우고 있는 아이에게 잠을 자며 꿈을 꿀 때는 소리만으로 대화하는 것이라 한다. 노인은 아이에게 이제 달이 떴으니 엄마가 진정 공원으로 찾아왔으면 좋겠다며 아이에게 안녕 이라는 인사를 하며 사라진다. 아이는 이미 죽은 줄도 모르고 잠을 자듯이 누워있는 노인의 시신에 손을 흔들며 안녕 이라는 인사를 할뿐이다. 아이는 떠오르는 달을 보며 몹시 기뻐한다.

 

 

 

 

작가 후기

 

죽음을 앞에 둔 인생 말년의 老人과 이제 막 세상에 태어난 아이의 이야기를 통해 세상 속의 사회를 관찰해 보았다. 노인과 아이의 눈, 귀를 통해 사회의 천태만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들여다보았다. 기억 상실증의 치매노인이 집을 나왔다가 돌아가지 못하고 어느 공원에서 자신을 찾아 줄 아들을 기다린다. 현재 버림받은 젖먹이 아이는 달이 뜨면 온다는 엄마의 약속만을 기억하며 공원에서 달이 뜨기를 기다린다. 아들을 기다리며, 엄마를 기다리며 나누는 노인과 아이의 대화 속에서 참된 인간 사회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고자하며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사회 속의 문제들, 신용 없는 사회를 노인과 아이를 통해 그려보았다.

 

'한국희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한열 '엿놈의 꿈'  (1) 2016.05.20
선욱현 '돌아온다'  (1) 2016.05.20
오은희 '번데기'  (1) 2016.05.19
이여진 '소녀-프랑케슈타인'  (1) 2016.05.19
이여진 '평행우주 없이 사는 법'  (1) 2016.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