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이여진 '소녀-프랑케슈타인'

clint 2016. 5. 19. 12:20

 

 

 

 

2012 경상일보 신춘문예 희곡당선작

 

 

심사평 : 이상란- 서강대학교 교수

희곡분야의 본심에는 총 7편이 올라왔다전반적으로 작년보다 더 밀도 있는 작품들이 올라왔다그 중에서도 <소녀-프랑케슈타인> <여름의 초상> <이야기를 팝니다>가 돋보였다<여름의 초상>은 인생의 새로운 단계로 넘어가는 청춘남녀의 상실이 수묵화처럼 번지는 담백한 작품이지만, 그 국면을 인생전반의 의미와 만나게 하는데 이르지는 못했다<이야기를 팝니다>는 이 시대의 허위의식을 하나의 공간에 압축해서 보여주는데는 성공하였지만, 폭넓은 관객과 소통하기 위해 조금 더 심층적 의미로 확장시키는게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소녀-프랑케슈타인>은 기존의 모티프를 흥미롭게 변주하면서 주체의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는 수작이다.

인간과 인조인간, 극과 극중극 등의 경계를 다양한 기법을 통해 넘나들며 너와 나, 현실과 가상현실의 경계를 문제 삼고 있다. 이러한 시사적인 문제의식을 탄탄한 극적 구조, 풍부한 인물형상화기법 그리고 효과적인 공간구도로 끌어낸 작가를 응원하기 위해, <소녀­프랑케슈타인>을 올해의 당선작으로 뽑는다. 훌륭한 무대를 기대해 본다.

 

 

 

 

 

미래에 다가올 로봇시대의 이야기로 인간의 마음을 조정하는 로봇이 등장해

그것을 제작한 인간과의 갈등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당선소감 - 이여진

다시는 보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긴 머리를 바가지 모양으로 잘라 나도, 넘도 헤벌쭉- 웃기고 다녔다. 갓 배운 자전거로 남산을 오르고, 시퍼렇게 멍든 영광의 다리를 자랑하기 위해 미니스커트를 입고 낄낄거리며 출근하기도 했다. 하지만 깜깜한 퇴근길, 휘청거리다 주저앉아 훌쩍이기도 했다. 그렇게 몇 년, 그가 없는 나를 올곧이 받아들이게 됐을 때, 그보다 나를 더 사랑하게 됐을 때, 난 그를 다시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

그렇게 내 첫사랑, 희곡과 재회할 수 있어 기쁘다. 하지만 희곡보다 삶을 더 사랑하는 내 자신과 만날 수 있어 반갑다. 앞으로도 깨지고 멍들었던 내 다리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든 것이 가능하도록 이끌어주신 최원종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해드린다. 존경하던 작가가 넌 희곡을 꼭 써라하며 내민 새끼손가락은 늘 힘이 됐다. 또한 라푸푸서원의 선욱현 선생님, 차근호 선생님, 이시원 선생님, 강석호 선생님의 응원에도 감사드린다.

늘 밥 사주며 응원해준 친구들, 퇴고를 도와준 선아상, 마지막까지 함께 달린 내 짝꿍 서혜영양 항상 고맙고 든든하다. 문학과 삶이 맞닿도록 가르침 주신 이상란 선생님,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인생의 롤러코스터에서 늘 함께해준 엄마, 아빠, 오빠 그리고 하느님. ‘나의 썬샤인!, 사랑하고 고마워요.’

 

 

 

- 1981년생.

- 서강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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