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이 시작되면 사우샘프턴의 한 호텔 응접실에서 미니와 그녀의 남편 프레드가 긴장된
모습으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이 기다리는 인물은 아르헨티나의 오지에서 거친
생활을 견디며 막대한 부를 쌓고 영국에 들른 자산가 로렌스 스코벨이다. 그는 프레드
부부에게 자신과 함께 다시 아르헨티나로 돌아가 거친 타지 생활을 함께해줄 '말수 적고,
조용하고, 신중한 아내'를 소개해 달라고 부탁해둔 상황이었다. 프레드 부부는 조카인
패티를 최적의 신붓감으로 생각하고 이 자리를 마련했다. 패티는 약 30세의 수려한
외모를 가졌고 가문도 훌륭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패티에게는 치명적인 버릇이 있었다.
그녀는 한번 입을 열면 쓸데없는 얘기를 쉴 새 없이 쏟아내는 엄청난 수다쟁이였다.
게다가 세 음절로 이루어진 특유의 신경질적이고 의미 없는 웃음소리를 문장 사이에
섞어 쓰는 버릇이 있었다.스코벨이 도착하기 직전, 패티가 방으로 들어온다.
미니와 프레드는 패티에게 신신당부한다. "패티, 제발 부탁인데 스코벨 씨 앞에서는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해. 그 사람은 아주 차분하고 조용한 여자를 좋아하거든. 말을 아끼고
정숙하게 행동해야 청혼을 받을 수 있어!" 그러나 패티는 오히려 자신만만해하며 인간
행동학에 대해 수다를 떤다. 그녀는 오히려 "원래 사람은 자신과 반대되는 사람에게 끌리는
법"이라며, 스코벨이 과묵하고 차가운 사람이라면 자신이 유쾌하고 거침없이 분위기를
풀어야 한다고 착각한다. 미니 부부는 절망하지만, 그 순간 스코벨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스코벨은 선박 출항 시간 때문에 단 30분의 여유밖에 없는 상황이다. 프레드 부부는 둘만
대화할 수 있도록 서둘러 자리를 비워준다. 방에 단둘이 남게 되자, 패티는 숙모의 경고를
완전히 잊어버린 채 '그녀의 혀'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한다. 스코벨이 아르헨티나에
대해 채 한 마디를 꺼내기도 전에, 패티는 자신이 오늘 아침식사를 못 했다는 이야기부터
시작해, 이어서 남의 집 파티에 초대받았던 일화, 날씨 이야기, 쇼핑이야기, 전혀 상관없는
지인들의 뒷담화까지 영양가 없는 주제들을 폭포수처럼 쏟아낸다. 스코벨이 말을 끊으려
시도할 때마다 그녀 특유의 웃음소릴 내며 대사 톤을 높여 그의 목소리를 묻어버린다.
스코벨은 그녀의 엄청난 대사량과 산만한 태도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극심한 피로감과
경악을 느낀다. 자신이 원했던 '조용하고 내조 잘하는 여성'과는 정반대의 수다쟁이였기
때문이다. 정확히 30분이 흐른 후, 프레드와 미니가 초조한 마음으로 응접실에 돌아온다.
스코벨의 표정은 이미 영혼이 나간 듯 굳어 있다. 배가 떠날 시간이 되었다는 핑계로 그는
서둘러 코트를 챙겨 입고, 청혼은커녕 제대로 된 작별 인사도 나누기 두려워하며, 패티가
또다시 말을 붙이려고 숨을 고르는 사이에 황급히 응접실을 뛰쳐나가 배에 올라탄다.
그가 도망치듯 떠나자 프레드와 미니는 패티에게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냐며 머리를
감싸 쥔다. 하지만 상황 파악을 전혀 못 한 패티는 스코벨의 행동을 보며 다음과 같이
쏘아붙안다. "스코벨 씨의 저 무례한 행동은 대체 뭐죠? 사람을 이렇게 불확실한 상태로
두고 가다니 이해할 수가 없네요. 배에 타기 전에 제대로 확답을 줬어야죠!" 패티는 끝까지
자신이 말을 너무 많이 해서 기회를 날렸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여전히 억울하다는 듯
쉴새 없이 잔소리를 늘어놓고, 프레드와 미니가 귀 막으며 절망하는 모습으로 끝난다.

영국의 극작가 헨리 아더 존스(Henry Arthur Jones)가 집필한 <그녀의 혀>는 말이 너무
많아서 스스로 화를 자초하는 여성 캐릭터를 중심으로 인간의 어리석음과
사회적 관습을 풍자한 1막짜리 단편 희극(Farce/단막극)이다
이 작품은 1915년 그의 저서 <The Theatre of Ideas, a Burlesque Allegory, and
Three One-Act Plays>를 통해 세상에 처음 공개되었다.
집필 후 뉴욕에서의 초연까지 약 17년의 공백이 있었다.
이 작품은 "입을 닫아야 할 때를 모르는 사람의 희극적 결말"을 30분이라는 짧은 전개를
통해 풍자적이고 유쾌하게 그려낸 수작이다.
작가 헨리 아더 존스는 이 짤막한 소극을 통해 '침묵이 금이다'라는 격언을 지키지 못해
스스로 복을 걷어차는 인물의 어리석음을 유쾌하게 조롱한다. 당시 상류층 및 중산층에서
여성에게 요구되던 '정숙함'과 '조용함'이라는 성적 고정관념을 극단적인 캐릭터를 통해
희화화하여 보여준다. 인물들 간의 대화보다 패티의 독백에 가까운 방대한 대사량이
극의 속도감과 유머를 만들어내는 핵심 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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