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앨리스 거스텐버그 '열넷(Fourteen)'

clint 2026. 7. 17. 14:00

 

 

눈보라가 세차게 몰아치는 겨울 저녁, 사교계 명사 프링글 부인과 딸 일레인은 저녁 파티 
준비로 분주하다. 부인의 목표는 딸 일레인을 최고 재력가이자 신랑감 1순위인 올리버 
판스워스와 엮어주는 것이다. 식탁에 마주 앉을 손님은 정확히 14명으로 세팅되어 있다. 
서양 사교계에서 '13'은 불길한 숫자이기 때문에 부인은 14라는 숫자에 극도로 집착한다.
파티 시작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집사 던햄이 불길한 소식을 들고 오며 평화가 깨진다.
 하퍼씨 부부가 폭설로 인해 못 온다고 연락해온 것. 손님이 12명이 되자 부인은 불길한 

13명을 피하고자 급히 다른 사람을 채우려 한다. 급하게 아는 사람들을 수소문하고, 딸 

일레인은 자신의 친구인 엘라와 그 가족들을 초대한다. 하지만 엘라의 집에 손님 2명이 

더 와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인원이 16명으로 늘어난다. 이후에도 다른 초대 손님들이 

감기, 기상악화 등, 이유로 취소 전화를 걸어오며, 인원은 14명 ➔ 12명 ➔ 16명 ➔ 8명 등 
계속 요동친다. 집사 던햄은 전화 올 때마다 식탁의 접시와 카드를 빼고 더하느라 정신이 
없고, 요리사는 메뉴와 인원이 계속 바뀌자 화가 머리끝까지 난다. 프링글 부인은 손님을 
위선자라며 욕하다가도, 인원을 맞추기 위해 다시 가식적인 친절을 베푸는 등 히스테리를 
부린다. 가장 중요한 손님의 노쇼(No-Show)소동 끝에 어떻게든 다시 14명의 구색을 맞춰
가던 중, 가장 치명적인 전화가 걸려온다. 이번 파티의 핵심 목적이자 주인공이었던 올리버 

본인이 폭설로 인해 참석하지 못한다고 통보한 것이다. 딸을 재벌과 결혼시키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고, 식탁의 숫자 균형마저 또다지 깨지자 프링글 부인은 사교계에서의 체면이 

완전히 구겨졌다며 절망과 분노에 휩싸인다. 모든 갈 포기하려던 순간, 집사가 새로 도착한 

손님들을 안으로 안내한다. 문 열고 들어온 사람은 올리버 판스워스가 아니었다. 그가 
눈보라 때문에 직접 오지 못하는 대신, 자신의 비서와 비서의 상사인 '모건' 백작을 대신 
보낸 것이다. 모건 백작은 판스워스보다 훨씬 더 지위가 높고 부유하며 사교계에서 만나기
조차 힘든 거물급 인사다. 게다가 그가 동행을 데려온 덕분에, 식탁의 총원은 거짓말처럼 

다시 완벽한 '14명'으로 맞춰진다. 절망에 빠져있던 프링글 부인은 모건 백작의 등장에 
언제 그랬냐는 듯 순식간에 얼굴을 바꾸며 환호한다. 부인은 신에게 감사를 돌리며, 딸을 
판스워스 대신 이 위대한 백작의 옆자리에 앉히기 위해 우아하고 가식적인 미소를 지으며 

손님들을 맞이하러 나간다. 이 속물적인 상류층의 모습을 비추며 막이 내린다

 



앨리스 거스텐버그가 집필한 <열넷>(Fourteen)은 1919년 초연된 미국의 대표적인 
사회 풍자극이다. 상류층의 위선과 체면치레, 사교계의 불합리한 에티켓을 날카롭고 
유쾌하게 꼬집은 작품이다. 초연은 1919년 10월 샌프란시스코 메이틀랜드 플레이하우스. 

 



연극은 인간의 됨됨이나 관계보다 '파티 손님이 몇 명인가', '누가 참석하는가' 같은 
외적인 형식과 사교계의 평판에 목숨을 거는 상류층의 속물근성을 유쾌하게 비판한다.
완벽을 추구하던 프링글 부인이 전화 한 통마다 일희일비하며 무너지는 모습이 폭소를 
유발한다. 등장인물이 적고 무대전환이 필요 없는 단막극 구조에, 발표 이후 미국 전역의
극단, 고교, 대학, 아마추어 극단에서 현재까지도 매우 자주 상연되는 클래식 코미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