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앨리스 거스텐버그 '그가 말하길, 그녀가 말하길'

clint 2026. 7. 17. 10:58

 

 

 

에니드와 펠릭스 부부의 집에 다이애나와 팩커드 부인이 저녁 초대를 받아 모인다.
먼저 도착한 팩커드 부인은 에니드에게 "남들이 그러는데, 다이애나가 당신 남편인 

펠릭스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다더라"며 은밀히 소문을 흘린다. 

에니드는 처음엔 부인하지만, 팩커드 부인의 교묘한 유도 심문에 넘어가 남편과 친구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다이애나와 펠릭스가 합류한 뒤, 팩커드 부인은  다이애나에게도 

은근히 "사람들이 너에 대해 안 좋은 말을 한다"라며 경고하는 척 위선을 떤다. 

결국 긴장감이 폭발하며 네 사람 사이에 치열한 대면이 벌어진다. 

펠릭스와 다이애나는 결백을 주장하지만, 팩커드 부인의 악의적인 말장난 탓에 이미 

에니드와의 신뢰는 깨져버린다. 깊은 상처를 입은 다이애나는 결국 "은혜를 모르는 

소문이 우리의 우정을 깨뜨렸다"라며 다시는 그들을 보지 않겠다고 집을 떠난다. 

다이애나가 떠난 뒤 분노한 펠릭스가 팩커드 부인을 질타하자, 그녀는 끝까지 책임을 

회피하고 에니드에게 화살을 돌린다. 극은 서로 "내가 안 그랬다", "네가 그랬다"라며 

책임을 떠넘기는 혼란스러운 말싸움 속에서 막을 내린다. 

 



앨리스 거스텐버그가 1918년에 집필한 <그가 말하길, 그녀가 말하길>(He Said and

She Said)은 근거 없는 소문과 말 한마디가 인간관계와 가정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풍자한 미국의 대표적인 단막극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소문(Gossip)이 은도둑보다 더 나쁜 '신뢰의 도둑'임을 풍자한다. 
펠릭스의 대사처럼 "새 은수저는 다시 살 수 있어도, 한 번 더럽혀진 우정은 결코 다시 
빛날 수 없다"는 교훈을 준다. 20세기 초 미국 상류층 여성이 가졌던 지루함과 그로 인해 
발생하던 사교계의 악의적인 가십 문화를 날카롭게 비판란다. 당대 Feminism적 시각을 
연극에 투영해 온 작가 거스텐버그는 이 작품에서도 여성 캐릭터들을 전면에 내운다. 
당시 사교계 여성들이 평판과 사회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타인의 시선에 얽매여 

있었는지, 그리고 가십이 독립적인 여성을 공격하는 무기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준다.

 



제목과 같이 등장인물들이 "그가 말하길(He said)", "그녀가 말하길(She said)"을 

연발하며 진실은 사라지고 오직 '카더라'만 남는 상황을 위트 있고 스피디한 대사로 

표현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제목 그대로 말의 무책임함("그 사람이 그랬대", 

"그 여자가 그랬대")이 빚어내는 비극을 풍자한 명작으로, 현대 사회의 가짜 뉴스나 

악성 루머 문제와도 맞닿아 있어 오늘날까지도 꾸준히 무대에 올려지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