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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욱 '대구장 가는 버스 '

군위, 90대 초반. 10대 중반에 여기로 시집을 왔다. 영천, 80대 후반. 20대 초반 영천에서 여기로 시집을 왔다. 남편은 중풍에 걸려 고생하다 10년 전 저 세상으로 갔다. 4남매를 두었으나, 모두 대구, 부산에 산다. 안강, 70대 후반. 20대 초반, 안강에서 여기로 시집을 왔다. 남편을 일찍 잃었다. 자식이 있었으나, 병으로 지금은 아무도 없다. 다리가 아파 유모차를 끌고 다닌다. 군위, 영천, 안강은 이름이 아닌 이 할머니들의 친정이 있는 고향이다. 이상 세 할머니가 등장하며 매일 매일 마을 휴게소에서 소파를 닦는 게 일상이다. 한때는 시집살이에 서러워서, 또 한때는 남편에, 자식들 때문에 속상할 때마다 그녀들은 서로를 위로해주며 달래고, 슬픔과 기쁨을 같이 해온 것이다. 장소만 바뀌었을 ..

한국희곡 2024.01.25

성준기 '옛날의 금잔디'

파이터 강은 복싱선수로 세계 미들급 챔피언이었다. 한창 전성기에 그만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쳐 절룩이게 되자 권투계를 떠났지만.... 그는 일자무식인데다 우직스럽기만 해 사십이 넘은 지금까지 예전 그의 매니저를 찾아가 링에 세워달라고 조른다. 그러나 매니저는 갖은 욕설로 협박하다 또는 감언이설로 달래 파이터 강을 돌려 보내려 애쓰나 파이터 강에게는 "소귀에 경읽기"식이 되고 만다. 한편 파이터강의 딸 나미는 경제적으로 가정이 어려워지자 공장에 나가는데 결국 돈 때문에 직장상사와 육체관계를 갖게 되고 대학에 다니던 아들 용수마저도 아버지의 무능함에 반항하듯 대학을 중지하고 체육관에서 복싱연습으로 울분을 달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용수는 우연히 누나인 나미의 비밀을 알게 되자 그만 집을 뛰쳐 나오고 만다...

한국희곡 2024.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