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터 강은 복싱선수로 세계 미들급 챔피언이었다.
한창 전성기에 그만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쳐
절룩이게 되자 권투계를 떠났지만....
그는 일자무식인데다 우직스럽기만 해
사십이 넘은 지금까지 예전 그의 매니저를 찾아가
링에 세워달라고 조른다.
그러나 매니저는 갖은 욕설로 협박하다 또는
감언이설로 달래 파이터 강을 돌려 보내려 애쓰나
파이터 강에게는 "소귀에 경읽기"식이 되고 만다.
한편 파이터강의 딸 나미는 경제적으로 가정이 어려워지자
공장에 나가는데 결국 돈 때문에 직장상사와 육체관계를
갖게 되고 대학에 다니던 아들 용수마저도
아버지의 무능함에 반항하듯 대학을 중지하고
체육관에서 복싱연습으로 울분을 달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용수는 우연히 누나인 나미의 비밀을 알게 되자
그만 집을 뛰쳐 나오고 만다.
파이터 강의 교통사고로 충격을 받은 부인은
정신병원에서 퇴원을 한 뒤에도 계속 정신이상증세를
보이면서도 용수에 대해서만은 지독한 모정을 쏟고 있다.
레슬링 프로덕션을 차려 번창일로에 있는
파이터강의 옛 친구인 "주무서"는 파이터 강을 쇼 흥행에 이용하려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파이터 강은 그의 조건에 따르고,
결국 임신을 한 나미와, 칼로 남자를 찌른 용수의 갈등으로
이 연극이 가지고 있는 인간심리의 기저를 파헤치려 시도한다.
모두가 각각 다른 목소리로 목소리 만큼이나 각각 다른 가슴속의 대사로...
한때 복싱 세계 미들급 챔피언이었던 파이터 강의 이야기가 제목 '옛날의 금잔디'처럼 예전 화려했던 전성기를 못 벗어나고 그 과거의 꿈과 환상에 젖어있는 모습이 안쓰럽게 펼쳐진다. 그런 그의 과거팔이가 딸과 아들에겐 현실을 무시한 어버지의 허황된 꿈이라는 것이 낱낱이 밝혀지는 순간 파이터 강은 한번도 링위에서 쓰러진 적이 없던 그가 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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