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의 동화 작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이 1845년 12월에 발표한 단편 동화다.
몹시 추운 새해 전야 12월 31일 밤,
한 작은 소녀가 맨발에 얇은 옷을 입고 추위에 떨며 거리에서 성냥을 팔고 있었다.
소녀는 성냥을 팔지 못하면 아버지에게 매를 맞았기 때문에
성냥이 다 팔리기 전까지는 집에 돌아갈 수 없었다.
그러나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은 연말의 분주함 때문인지 소녀를 본체 만체 하고 지나갔다.
깊은 밤에 소녀는 어느 집 앞에서 성냥에 불을 붙였다.
소녀는 성냥의 불길과 함께 따뜻한 난로, 근사한 거위 구이 요리, 크리스마스 트리 등의
환상이 나타났다가 불길이 사라지는 동시에 사라지는 신기한 체험을 했다.
하늘에서 별똥별이 떨어지는 모습을 본 소녀는 할머니가
"별똥별은 누군가가 죽어가는 것을 상징한다."라고 말한 것을 떠올렸다.
다음의 성냥에서 나온 불길에서는 생전에 소녀를 사랑과 친절로 대했던 할머니의 환영이
나타났다. 성냥의 불꽃이 사라지자 할머니가 사라지는 것을 두려워한 소녀는 당황해서
갖고 있던 성냥에 모두 불을 붙였다.
할머니의 모습은 밝은 빛에 휩싸이면서 소녀를 부드럽게 끌어안으며 천국으로 갔다.
새해 첫날 아침 소녀는 성냥들을 안고 행복한 미소를 지으면서 죽어 있었다.
그 광경을 본 사람들은 본인들이 너무 어리석었다고 자책하면서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소녀를 위해 기도를 하고 나서 눈물을 흘린다.
유명한 동화이긴 한데 어린이들을 위한 교훈이나 권선징악적 요소가 거의 없고 비참하기만 하다. 꿈도 희망도 없는 잔혹 동화라는 게 뭔지 제대로 보여준다. 주인공인 소녀의 상황을 보면 집에는 폭력을 휘두르는 알코올 의존증 아버지가 기다리고 있다. 이미 독립을 했지만 방세가 밀려서 쫓아내려고 기다리는 방주인이 있는 판본도 있다. 눈이 내리는데 그나마 신고 있던 신발의 한짝은 마차를 피하다가 눈 속에 파묻히면서 분실했고 또다른 한짝은 지나가던 어느 양아치 소년들이 훔쳐갔으니 웬만한 성인조차도 견디기 힘든 상황이다.판본에 따라서는 동사한 소녀의 시신을 보고 소년들이 뉘우치고 울면서 신발을 돌려줬다는 것도 있다. 아이들을 위한 버전 중에는 성냥팔이 소녀의 아버지가 폭력 가장으로 행패부렸던 걸 참회하는 버전도 있다. 소녀가 성냥을 켤 때마다 본 난로, 만찬, 트리는 소녀가 너무나도 간절히 원했던 나머지 환상을 본 것이고, 그 와중에 떨어졌던 별똥별은 소녀의 대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녀가 세상을 떠나게 된다는 복선이다. 자신이 이미 세상을 떠났다는 것을 모르고 천진난만하게 "누가 죽은 걸까?"하고 어리둥절해하는 소녀의 모습은 참으로 가슴 아픈 장면이다. 그렇다 보니 성냥팔이 소녀는 동화가 아니라, 올리버 트위스트 같은 사회고발 소설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그다지 길지 않은 동화지만 그 임팩트가 너무 강렬하여 안데르센의 동화 중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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