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30살이 된 주인공 사내. 공무원 계장으로 박봉에 아직 노총각인 그는
그래도 열심히 직장에 다녔고 몇 번이나 근퇴우수상을 받을 정도로 성실한 인간이다.
오늘 같이 비가 오는 날, 게다가 30살 생일 날.
직장을 하루 쉬고 빗소리를 들으며 자기 인생을 돌아본다.
그가 앞으로 돈을 모으면 사냥총을 사려고 마음 먹는다.
그가 사냥에 취미가 있는 것 같지는 않은데....
그리고 불쑥 고향 학교 후배이며 패션모델인 사라에게 전화 걸어 그 집을 방문하기로 한다.
아마도 그의 생일 날 그가 가장 같이 있고 싶은 여자이기도 한 것 같다.
사라는 강변에 호화아파트에 살고 있다. 예쁘고 사교성 좋고 패션모델로
흠잡을 수 없을 몸매와 수단이 좋기에 그녀 주변 엔 많은 남자가 있다는 걸 그는 알고 있다.
사라에게 솔직하게 생일이라 직장 하루 쉬고 너와 같이 보내고 싶어서 왔다고 하고...
사라도 흔쾌히 생일을 축하하며 한잔 하며 그동안 밀린 얘기를 한다.
사라는 곧 외국에 나가게 될 거란 얘기도 하고 오빠가 돌아가셨다는 말도 한다.
이 오빠는 둘이 학교 다닐 때 생물 선생이기도 하다.
특히 자살했다는 말에 더욱 충격을 받는 사내. 그리고 술을 같이 마시는 두 사람...
저녁 쯤에 약속이 있다며 나가야 하는 사라...
그러나 여기서 쉬고 있으라며 빨리 오겠다고 하며 사내를 갑자기 껴안는데...
갑자기 쓰러지는 사라, 사내가 사과를 깎던 칼이 무심결에 찌르게 된 것이다...
2막은 다음날 아침이다.
누군가 벨을 누르는 소리에 잠이 깨는 사내. 아파트 문을 연다.
사라와 비슷한 여자가 들어온다. 우현이란 사라 친구.
지난밤 마신 술로 비몽사몽에 사라로 오해하기도 하지만 정신을 차리자
어제 일이 또렷하다. 늦도록 이 현장을 거실과 부억 모두 깨끗이 치워놓았다.
우현은 연락도 없이 방문한 듯. 그러나 내심 사라를 질투하는 게 드러난다.
사라는 장 보러 나갔다고 둘러대고, 욕실로 가서 카펫으로 싸놓은 시신을 확인한다.
그리고 여차하면 우현을 보낼 생각도 한다.
아무튼 사라가 늦어지자 불안해지는 둘...
이상한 낌새를 조금 느끼던 우현은 사라가 좋아하던 토끼가 안 보인다며 어딨냐고 묻고,
사내는 화장실에 있는데 데려오겠다고 하는데...
30세의 생일날 우연찮게 저지른 사고...
그리고 낭만적인 분위기가 공포 분위기로 바뀌는 이 작품은
적은 등장인물에 여러 얘기들이 얽혀있다.
해설로 나오는 작가 역도 사내가 겸하는데 주로 사내의 심리상태, 갈등 등을 포함한
배경 설명을 해주어 관객을 쉽게 이해하도록 도움을 준다.
결국 고층에서 떨어져 투신하는 사내를 연상하는
"나뭇잎이 떨어진다. 멀리서 처럼...”글귀처럼
허무하게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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