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버스데이 투>(Happy Birthday Two, 강은경 작/김종연 연출)는 한번 사랑하게 된 남자를
평생동안 기다린 여자 주인공의 20대와 60대를 대비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기다리는 대상이 명확했던 20대와 대상이 사라진 60대 주인공의 교차된 모습을 통해
같은 사람이어도 세월에 굴 곡과 삶의 경험에 따라 달라지는 사랑관이 저리게 다가온다.
김종연 씨는 이 작품의 어느 바보스런 여자의 현재와 과거를대비, 충실한 의미를 전달시키는 한편 전체 분위기를 아름답게 연출한다.
두 명의 여자가 생일 자축을 하고 있다. 20대의 젊은 여자와 나이 지긋한 노부인.
우리의 주인공의 과거와 현재의 두 모습이다.
젊은 주인공은 항상 그녀를 기다리게 하는 남자를 기다리며
그녀에게 장미꽃을 바치는 한 남자를 외면한다.
그런데 이게 웬일. 현재의 주인공이 평생을 바쳐 기다리는 건 5분을 늦던 그가 아니라
장미꽃을 던지고 가버린 그다.
사랑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타이밍의 문제일지도 모른다.
강은경/작가의 글
덥다. 무척 덥다. 이런 날은 비라도 쏟아졌으면 좋겠다. 뛰쳐나가 흠뻑 맞고 있으면, 옷도 젖고, 가방도 젖고, 신발도 젖고, 속옷까지 젖어버릴 것이다. 그러면 훌훌 벗어던지고 춤이라도 춰야지…
'얼씨구나 절씨구나! 살을 출렁이며 추다보면 하루가 금방 가버릴 것이다. 그냥 그렇게 연극했으면 좋겠다. 저절로 흥에 겨워, 제 멋에 하다보면 하루, 이틀, 한날, 한해가 지나갈 것이고. 그러다 보면 뭔가는 하고 있지 않겠는가? 어, 생각해보니 난 복이 많다. 아주 많은 복을 가지고 있다. 그 복을 오늘 다 같이 나눠가질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행복하다. 비나리라고 하던가? 빌고 또 빌어 오늘 오신 분들에게 복을 내리소서. 연극이 진행되는 동안 몸이 편안하시고, 끝나고 가시는 길이 편안하게 하소서. 비나이다 비나이다. 오늘 이 연극이 모쪼록 끝나는 날까지 배우, 연출, 스텝 모든 분들이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기를 비 나이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작가여, 그대는 손바닥이 닳도록 빌어나보소. 그대는 빌고 또 빌면 복을 얻을 것이오!
강은경/작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 졸업
희곡 : 「비 온 후」, 「일상에 관한 짧은 이야기」, 「너를 찾아서」 각색: 「갈매기」, 「로미오와 줄리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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