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아드네는 크레타의 왕 미노스의 딸들 중 장녀로 금발이다. 자신의 이부남매격인 미노타우로스가 있지만 인간을 잡아먹는 것 때문에 매우 싫어했다. 그러던 중 테세우스가 나타나자 그한테 반해 다이달로스한테 가서 미궁을 헤쳐나갈 실마리인 실타래를 받고는 길을 잃지 않기 위한 도구라고 하면서 테세우스한테 건네줬다. 그에 대한 대가로 자신과 결혼해줄 것을 부탁하고 테세우스도 승낙했다. 그렇게 미노타우루스 퇴치에 성공한 테세우스와 함께 도망쳤는데, 디오니소스가 보호하는 낙소스라는 섬에서 잠깐 쉬던 중 테세우스가 그냥 버리고 가버린다. 이에 대해서는 테세우스가 깜빡했다는 설, 그녀를 데리고 돌아가면 안 좋은 일이 생길 거라는 아테나의 신탁을 받았다는 설, 그녀에게 반한 디오니소스가 테세우스에게 놓고 가라 명령해서 그랬다는 설 등이 존재한다. 그 다음의 행적은 대체로 상심한 그녀를 위로해 준 디오니소스와 결혼했다고 알려져 있다. 반면 천병희 역 오디세이아 11권 322~325행에서 아리아드네는 디오니소스의 증언 때문에 바다로 둘러싸인 디아에서 아르테미스에게 살해당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새로운 사랑도 만나고 판본에 따라 신으로 승천하기도 하지만, 어찌됐건 테세우스 일화에 한정해서 보면 토사구팽된 셈이다. 고전시대의 그리스 신화만을 보면 불쌍해서 여신으로 만들어준, 단순히 버림받은 여인으로만 보이겠지만, 사실 아리아드네는 미노아 문명에서 풍요의 여신으로 숭배된, 역사가 긴 여신이다.
파이드라는 테세우스와 정략결혼하였지만, 테세우스가 다른 여성(아마존의 여왕 히폴리테, 또는 자매 안티오페) 사이에서 낳은 아들 히폴리토스에게 사랑에 빠졌다. 그러나 히폴리토스는 그녀를 거부하였다. 마음을 거부당한 것에 분노한 파이드라는 복수를 위해 테세우스에게 히폴리토스가 자신을 강간했다는 편지를 썼다. 그녀의 말을 믿은 테세우스는 히폴리토스가 포세이돈에게 세 가지 저주 중 하나를 받도록 저주하였다. 그 결과, 히폴리토스가 탄 말들이 과속으로 몰아 그를 죽음으로 몰았다. 다른 이야기에서는, 파이드라가 테세우스에게 히폴리토스가 자신을 강간했다고 말하자, 테세우스가 자신의 아들을 죽였고, 그의 죽음을 의도하지 않았던 파이드라는 죄책감에 자살하였다. 이후 아르테미스가 테세우스에게 진실을 말하였다.
어머니가 아들에게 연정을 품어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다는 이야기는 파이드라콤플렉스 또는 페드라콤플렉스라는 정신분석 용어로 남게 되었다. 또 이 이야기를 소재로 많은 예술 작품이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고대 그리스의 비극작가 에우리피데스의 《히폴리토스》를 비롯하여 프랑스의 극작가 라신의 《페드르》, 줄스 대신이 연출하고 멜리나 메르쿠리와 앤서니 퍼킨스가 주연한 《페드라(국내 개봉 제목은 ‘죽어도 좋아’)》(1962) 등이 있다. 파이드라의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 영화에서 히폴리토스에 해당하는 알렉시스는 젊은 계모 페드라와 이루지 못하는 사랑에 몸부림치다가 자동차를 몰아 절벽으로 추락한다. 페드라는 수면제를 먹고 자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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