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정경환 '돌고 돌아가는 길'

clint 2021. 12. 15. 17:50

 

 

2011년 29회 전국연극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극단 자유바다)

 

일월산 관광개발 사업이 시작되면서, 동네사람들 반대가 심하다. 하지만 결국 골프장과 호텔이 건립되고 산 일원의 무덤들이 이장되는데... 갑자기 원형그대로의 미아라 발견된다건설업자 장수복은 공덕비를 자랑하는 자기 조상 장씨 집안땅이라고, 빨리 공사재개를 요청하지만, 공사는 중단되고 무덤에 대한 학술조사가 시작된다미아라의 여인- 장씨집안 숙미, 머리만 있는 남자- 조씨집안 구도...그리고 이들의 사연이 담긴 비석이 함께 나온 무덤. 그 사연을 따라 가본다.

 

때는 조선 임진왜란 직전, 일월산아래 문필이라는 고을. 당파싸움으로 치열한 벼슬길을 버리고 은둔생활하는 유학자 조진사, 그의 아들 구도.. 고을에는 새로운 장 현감이 부임해 온다. 전 이조참판 집안의 자제이기에 과거급제가 아닌 음서로 벼슬길을 오른 사람이다임진왜란이 일어나고, 조진사와 구도는 의병을 모아 출전한다... 하지만 장현감은 가솔들을 데리고 도망간다. 이때 장현감의 딸 숙미는 아비를 따르지 않고 의병이 되어 남는다전쟁 후 장현감은 자기의 죄를 숨기기 위해 의병장이었던 조진사를 누명을 씌워 고문하는데...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나라가 기울어져가는 가운데 서로 반대의 길을 가는 두 집안의 이야기다. 기득권을 가진 외척 장 현감 가문과 야인으로 지내온 의병장 조진사 가문이 대립한다. 임진왜란이 배경이지만 오늘날의 현실과 맞닿아 있다.

예나 지금이나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는 기득권 계층은 몸을 사리고 일반 민초들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 위기가 물러난 이후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 모습이 오늘날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극은 역사를 통해서 친일파의 자손들이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고위직을 차지하고, 국가유공자나 독립운동가에 대한 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못한 현실을 꼬집고 있다.

 

 

 

'한국희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정수 '땅과 새'  (1) 2021.12.16
차근호 '타자기 치는 남자'  (1) 2021.12.16
정세혁. 임기정 '준생'  (1) 2021.12.15
최송림 '우리들의 광시곡'  (1) 2021.12.14
이윤설 '옆에 있어 드릴게'  (1) 2021.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