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문비이 '갤러리 2060'

clint 2020. 5. 31. 07:19

 

 

시점은 2060년이다.

이때는 현재의 성인들이 최고 고령화된 세대가 된다.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잔존한 고령 인구의 식습관이다. 라면은 고령인구를 위해 정부에서 무상 배분하고 있다. 반면 신세대는 물과 밥 대신 배설이 필요 없는 알약을 매일 두 알씩 먹는다. 하나는 밥 대신, 하나는 물대신. 화장실은 고령인원이 있는 집안에서나 볼 수 있는 이화작용실이다. 사람의 이름은 유전자 이름(코드와 숫자)이 대신한다. 이때 게놈지도분석과 두뇌의 부분적 기능 분석이 세분화된 완성단계에 있다.특히 종합과학으로서의 법의학이 세계를 관통한다. 전세대의 범죄는 후세대 클론의 운명 유전자나 기억세포의 수정이나 변형을 통하여 미리 예방된다. 그리고 인간 개개인의 유전자 지도는 세계적인 정보가 된다. 국가는 인간복제의 실험을 위한 과학 실험 현장이며 복제개체의 감시 기관이자, 한 향방을 향한 국민 개개인의 운명 정보 관리국이다. 이곳의 모든 정보 시스템도 각 개인의 세대별 법의학적인 자료가 기본으로 구성되어 관리국 직원들의 지능 속에 입력되어 있다.

 

 

 

 

이 연극은 과거에 누드모델들을 연쇄 살인한 노인(김수근)이 화상 채팅에서 교통사고로 죽었던 자신의 첫애인과 이름과 얼굴이 꼭 같은 모델을 발견하고 재확인을 위해 먼지 자욱한 제 화실로 그녀를 초대하면서 시작된다. 그 이유는 혼자 자살하는 것이 두려워 동반자로 삼기 위해서였다. 옛날 좋았던 시절을 감미롭게 추억하는 시간을 마지막으로 가진 후에... 노인은 연극의 도입부에서 모델이 정말 김정희란 착각에 빠져 야릇한 애정의 향수를 느껴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그러나 나중에 노인은 그녀가 그의 연쇄살인의 행적과 그 외의 모든 것(그가 그녀를 초대한 이유까지)을 간파하고 있는 최고 고령자 운명 정보 관리국의 말단 직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녀는 김정희의 3세 클론으로서, 노인으로 하여금 자기 두뇌의 부분적 기억세포의 작용으로 김정희와 그 3세 클론인 자신, 두 사람이 존재하고 있는 것 같은 혼란과 착각에 빠트린다. 즉 그녀 자신도 두뇌 기능 분석과 부속의 기억 제거 실에서 다시 교정을 받아야 하겠다는 인식할 만큼이다. 실제 극중에서 김정희의 기억이 살아나면, 3세 클론인 그녀도 김정희의 버릇과 말투와 감정을 갖게 되는 것이다.

노인은 나중에 그녀의 얘기를 통하여 교통사고로 죽은 애인 김정희와 자기 체세포가 채취되어 두 사람 다 이미 3차 클론까지 복제가 돼 있다는 것, 운명 관리국에서 김정희의 2세 클론과 그의 운명이 특별케이스로 주목되어 빨간 밑줄이 그어져 있다는 것을 듣게 된다. 그렇게 칭해진 이유는 두 2세 클론들의 과거와 운명이 1세들과 남녀의 성만 바뀌고 동일하기 때문이었다. 즉 여자(김정희의 2세 클론)가 화가고 남자(김수근의 2세 클론)가 첫 애인이고... 더구나 노인은 세포가 훨씬 노화된 김정희 2세 클론이 화상채팅을 통해 과거 애인과 얼굴이 꼭 같은 자기의 2세 클론을 화실로 부른 다음에 먼저 남자를 죽이고 자기도 따라 자살했다는 사실과 사후 그들은 현재 법의학 박사들이 새로 제조한 인조육체로 개조되어 쇼핑몰에서 고객들에게 인사하는 마네킹이 돼 있다는 얘기를 듣고 슬퍼한다3세 클론 김정희가 공무원으로 찾아온 것은 바로 꼭 같은 운명의 노인의 동반자살의 의지와 이유를 미리 알고 관리국의 에이전트로서 제지하러 온 것이다.

 

극의 절정부에서 그녀는 제가 준비해온 주사가 환각과 일시적인 청춘을 맞볼 수 있게 한다고 노인을 설득하여 주사를 자원하도록 한다. 마지막에 노인의 기억 세포의 일부는 두개골로부터 채취되어 법의학 팀에 의해 김정희 2세 클론의 두뇌에 실험적으로 이식되어 감시된다. 김정희의 마네킹에서는 자기 존재에 대한 불만스런 두 의식이 다투게 되고, 두 생각이 교차하는 목소리가 나오게 된다. 또 옆에 있는 김수근(노인) 2세 클론은 두 존재를 자기를 죽인 비인간적인 살인마라고 악을 쓰며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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