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실물 보관 센터에 찾아온 노파는 자신이 무엇을 잃었는지를 모른다.
오히려 무엇을 잃었는지 모르는 자신이 유실물로 취급된다.
마침내 노파는 자신의 유실물을 발견한다. 그것은 꽃향기였다.
노파 응? 괜찮다. 괜히 찾았구나. 마음이 더 허전하다. 아까 색시가 얘기했지? 잃은 물건도 찾아야 할 것이 있고 찾을 필요가 없는 것이 있다고. 나는 일생을 향기를 잃고 헤매었구나. 그러나 막상 찾아 보니 이미 늦었어. 이렇게 되면 잃은 물건이 없다고 생각할 수밖에. 사람은 반 쪽만 가지고 만족해야 하나봐. 완전한 것을 바라는 것은 허무한 일인가봐. 자, 가볼까. 내 비서놈들은 어디를 싸다니지?
꽃향기를 찾은 대신 노파는 잃고 싶은 것이라고 수표를 꺼내 놓는다.
노파가 찾은 꽃향기 덕분에 생활 밖에 모르던 상무도
마침내 집의 아내에게 전화를 건다. 사랑을 찾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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