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는 실어증 환자로 아내 한씨와 아들의 도움으로 어려운 살림을 꾸려가면서 도시 영세민촌에서 과거를 버리고 살아간다. 그곳 사람들은 미싱사, 도배사, 청소원, 노동자 등 보잘것없는 벌이로 살아가지만 월세방에서 전세방으로 옮겨가는 소망, 전세방에서 내 집을 갖는 계획, 자녀를 교육시켜 미래를 기대하는 등 열심히 살아간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가난 때문에 주거, 교육 등 생활의 불편요소가 늘 따라와 그들을 우울하게 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가난이 싫어서 핏덩이를 버리고 가출하는 여인, 연탄가스에 목숨을 잃는 처녀, 뒷산 우범지역에서 청소년들이 벌이는 사고들이 그것이다. 한편, 청소원 부부는 수십 년의 근검절약으로 작지만 내 집을 장만하여 떠나고, 도배사 부부는 지물포를 차리는 그들의 계획을 향해 한발씩 다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