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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 '구덩이'

2024 조선일보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심사평 - 임선옥·평론가 오경택·연출가 응모작 97편은 현재 한국 사회의 절망적 상황을 보여주고 있었다. 코로나 팬데믹을 벗어나 표면적으로는 사람들이 밖으로 나와 서로 소통할 것 같았지만, 오히려 이전보다 더 폐쇄적이고, 절망, 우울, 불신, 폭력, 죽음이 넘실대고 있었다. 독백이나 방백을 통해 관객에게 직접 말하는 작품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도 특징적이었다. 하지만 지나치게 사변적이거나 자기 넋두리에 그치는 측면이 있고 시대와 접점을 형성하기에는 부족해 보이는 작품이 많았다. 또한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여 과학의 발달에 따른 폐해를 다룬 작품도 많이 보였으나 깊은 사유까지 도달한 작품은 찾기 어려웠다. ‘동파’ ‘부메랑, 그 임계점’ ‘구덩이’가 최종심에 올랐지만,..

한국희곡 2024.01.01

빅토리앵 사르두 '라 토스카'

극은 프랑스군이 승리한 1800년 6월 14일로부터 정확히 사흘 후인 6월 17일 오후에서 18일 새벽까지 진행되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러한 시간적 진행은 하루 동안에 벌어진 일만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프랑스 고전극에서의 시간 단일 규칙에 정확히 부합한다. 그러나 사르두의 시간 설정은 고전극 원칙에 따른 것이기보다는 긴박하고 빠른 속도로 몰아치는 박진감을 통해 극적 긴장감을 높이기 위한 긴밀한 전략으로 보인다. 탈옥수 안젤로티가 성당으로 피신해 들어와 화가 카바라도시를 만나고, 카바라도시의 도움을 받아 안젤로티가 그의 별장으로 피신하고, 질투와 의심에 가득 찬 토스카가 그의 별장에 들이다 치고, 탈옥수를 잡아들이기 위해 스카르피아가 카바라도 시를 고문하고, 이를 견디지 못한 토스카가 안젤로티의 위치를..

외국희곡 2024.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