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자를 기억하는 사람라면 배정자라는 이름 앞에 요화라거나 매국노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이 훨씬 더 배정자를 떠올리는데 쉬울 것이다. 그러나 아직 친일에 대한 역사적 단죄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우리의 상황에서 보면 배정자보다 더 친일적인 행위를 한 자들이 몸 빠른 변신으로 해방정국의 공신이 되어 오늘날까지 사회의 요직에 있으므로 우리의 올바른 역사관을 흐리게 하고 있다. 흔히 아는 대로 배정자는 우리나라의 여인 분남이로 태어나 역적의 딸로서 아비의 벌을 받아 노비가 되고 그 어미가 밥이나 먹고 살라고 관기를 만들었으며 남자들의 노리개로 살아야 하는 자신의 운명에 대해 저항한 조선의 여인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오직 중이 되거나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중이 되어서도 남자 중들의 성적 희롱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