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19 2

미하엘 엔데 '모모'

모모의 이야기는 동화 답게 시작한다. 옛날 아주 먼 옛날에 사람들이 모이던 광장이 있었다. 둥근 모양의 원형극장들은 그 옛날에 다양한 크기로 이 세계에 존재했었다. 사람들은 그곳에 모여 연극을 관람하기도 하고 연설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사람들의 생활방식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 그렇게 원형극장들은 사라져가고 남아있는 것들은 유적지이자 관광지로의 명성만 남게 되었다. 모모의 이야기는 이 사라져 간 원형극장을 중심으로 시작된다. 부모가 누구인지 모르는 작고 메마른 소녀인 모모는 작은 원형극장에 나타나 그곳에서 자기의 삶을 살아간다. 모모는 아주 작고 지저분해 보이는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그녀에게는 특별한 재주가 있었다. 모모의 재주는 바로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능력이었다. 모두들 모모 앞에서..

외국희곡 2023.10.19

동이향 '몽타주 엘리베이터'

은밀성과 개방성을 동시에 갖고 있는 공간, 엘리베이터. 혹 그 안에서 다른 사람들이 무슨 일을 벌이는지 궁금하다면? ‘몽타주 엘리베이터’(동이향 작)은 저속하지 않은 관음증을 충족시키는 동시에 단순히 엿보는 것이 아닌 인생 전체를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엘리베이터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인간들의 다양한 모습을 담았다. 객석을 향해 ‘오픈’돼 있는 아파트의 엘리베이터 내부. 제목처럼 수많은 인간 군상이 합쳐졌다 떨어지기를 반복한다. “사람을 실어 나르는 두레박”인 엘리베이터는 그 공간을 차지하는 사람들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변화한다. 연인이 맺어지는 사랑의 장소에서 억눌렸던 욕망이 폭력적으로 분출되는 공간이 되기도 하며, 지친 회사원에게 철퍼덕 앉을 수 있는 휴식처가 됐다가 망자의 관이 실려..

한국희곡 2023.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