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을 배경으로 장송 한 그루 그리고 약장수가 풍물에 곁들인 흥겨운 가락을 부르며 손님을 끌며 은단을 팔고 있다. 그러나 안팔려서 가격을 낮추다 낮추다 거저 준대도 안 팔리자 그만 장사를 접는다. 말이 없는 피에르는 그런 약장수와 어울려 걸판지게 춤을 춘다. 그리고 포도대장이 나타나는데 암행어사 마패를 보이고 왕초가 된다. 모든걸 상납하고 춤과 노래로 재능을 보이는 약장수는 포도대장의 환심을 사는 순간 골프채로 그를 제압한다. 아마도 모든것이 별볼일 없는 게 마패 하나로 으스대는게 배가 아팠나보다. 그리고 약장수가 포도대장 같이 왕초가 되도 으스댄다. 그러다가 호랑이한테 제압당한다. 그리고 호랑이 한테 껄려 있던 피에르는 그가 가고나자 가슴속에 응어리 졌던 것을 토해낸다. 처음엔 잘 모르겠으나 자세히 들으니 '불가사리'다 그런 불가사리한 인생을 동서양의 광대가 시대를 초월하여 걸판지게 웃고 춤추고 노래하고 연극하다가 죽고 죽이고 절규하며 허탈하게 막이 내린다.
작가의 글 - 박성재
작의랄 게 따로 없다. 참고 견디다 못해 미친 듯이 왈칵! 쏟아놓은 죄 밖에 없다. 쏟아 놓고 내가 봐도 무엇을 말했는지
알 수 없다. 아무 것도 아닌 오물들이 배 속에서 그렇게도 진통을 겪게 했는지 두고두고 되씹어 질 일이다. 말하지 말아야 할 것을 말했다면 피에로 (Pierrot)가 말을 했다는 망발로 돌리자. 쏟아야 할 것을 쏟았다면 피에로가 말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양심이리라. 아무튼, 다소나마 쏟고 말하고 나니 좀 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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