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을 뽑는 기분... 그런 허탈감으로 위태위태한 쾌감에
살고 있는 현대인으로 피에로 처럼 세월을 산다.
등장하는 두사람, 그들은 생경한 도시에 서있지만 결코 갈리버는 아니다.
그들이 불쌍하다고 무대를 향해 동전을 던져줄 필요는 없다.
조문을 든 그들이 우리를 향해 비웃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와 화가는 죽마고우이다.
그러나 멋진 그림도, 또 그럴 듯한 문학작품 하나 발표 못한 그들이다.
그러다 보니 작가는 세상에 불만이 많다.
아내가 있는 화가는 조금은 순화되고 세상에 적응된 모습이나
작가는 유세 떨고 척하는 인간들을 증오하며 독설을 퍼붇는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썪었다고!
그러나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작가는 화가에게 부탁한다.
저 절벽에서 나를 밀어달라고,
고민하는 화가는 달래보지만 막무가내다.
그래서 절벽으로 간 두 사람...
막 밀려는 순간 아주머니가 나타난다.
"맛있는 과자를 사줘유-"
결국 작가의 미친 듯한 웃음소리에 도망가고
작가는 그것도 계시인듯, 운명인듯 자살을 포기한다.
이 작품은 1971 한국일보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이다.
친구사이인 무명의 작가와 화가가 한밤중 도심의 공원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자칫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재밌는 구성으로 접근해야 하는 작품이다.
별똥별을 주어먹던 시절의 꿈 - 작가 김정률
아마도 일곱 살의 기억인 것 같다.
별똥별을 주워먹기 위해 냇가 모래밭에 앉아있던 그 여름밤의 기억은
아마도 나의 유년. 일곱 살 때의 일인 것 같다. 별똥별을 주워먹으면
머리가 영리해지고, 소원을 말하면 이루어 진다고 해서 그냥 그렇게
앉아 있었던 것이다.
그 어린 심정들에게 차라리 커피 잔에서 금반지를 찾는 게 보다 나은
일이라고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그들은 아버지의 어깨에서 목마만 타도
당장 서울이라도 보이는 그런 천리안을 가졌기 때문이다.
어린 날, 동틀 녘. 우리는 빠진 젖니를 들고 굴뚝을 향해 외치던 그 소리.
"까치야. 까치야. 내 헌니 가져가고 새 이 다오, 후여-" 외치던 그 심정을.
진실로 이 커다란 굴뚝 없는 바다 앞에서 다시 외치고 싶다.
굴뚝이 아닌 바다. 깊은 바다. 딛을수록 더욱 깊어만 가는 바다 앞에서,
연약하기 짝이 없는 바람개비를 날린다.
열심히 해야겠다. 열심히 배워야겠다. 땅속에는 훌륭한 선배님도. 펜도,
의자도 없으니. 정신차려 열심히 배워야겠다.
아무려면 예수의 십자가보다 비할리야 없는 것이니까....
던져줄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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