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의 스산한 항구.
잔인하고 위험한 삶을 살고 있는 동생 이두와 바보같이 착한 쌍둥이 형 일두.
아슬아슬한 벼랑 끝의 위험한 밀수조직의 삶에서 위험천만한 순간을 맞은 이두는
우발적인 사고로 형 일두를 찔러 죽인다. 폭풍 같은 밤바다…
죄의식으로 울부짖던 이두 앞에 나타난 천사와도 같은 작은 아기 태풍,
이두는 철저하게 자기를 버린 채 태풍을 키우며 죽은 쌍둥이 형 일두로 살아간다.
엄청난 욕망과 야수성을 감추고 살아가는 이두,
자기로 인해 더 이상 주변사람들이 상처받길 원하지 않는 그는
20년 동안 자신의 청춘을 뒤로 한 채 오직 태풍만을 바라보며,
바보취급 당하는 것이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죄값이나 되는 듯
숨죽이며 살아간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스무 살이 된 태풍을 보며
문득 한없이 초라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고, 회한에 쌓인 이두 앞에
어느 날 나타난 소녀 희진, 초라한 자신의 삶 마저 망각시키며,
가슴 속 깊이 숨어있던 청춘의 열정과 사랑을 일깨운다.
그리고 이미 없어져 버린 줄 알았던 이두의 광포한 질투와
잔인한 본성이 끓어오르는데....
<천사의 발톱>은 한 남자의 모습을 통해 인간 본성의 야수성이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천사의 발톱’이라는 의미심장한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인간 본성의 야수성은 철 구조물의 상징적인 이미지의 무대와 음악,
그리고 잘 짜여진 극의 구성을 통해 드러난다.
‘악마가 되지 않기 위해 처절한 고통을 참으며 자신의 발톱을 뽑는 천사’라는
창조된 신화적 바탕을 토대로 하고 있지만,
이 신화적인 구성은 ‘여수’라는 지명의 작품배경,
독특하고 풍부한 캐릭터와 만나 자연스럽게 작품으로 표출된다.
절묘하게 짜여진 작품의 구조는 인간 본성이라는 진지한 주제를
바로 우리의 이야기로 공감하게 하는 힘의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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