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는 시오다 제약 본사, 식품사업 영업부의 사무실이다.
영업부장 오다꾸라 고우헤이를 중심으로 과장, 대리, 그리고
영업직원들이 남여 합쳐 열댓 명이 근무한다. 영업회의가 열린다.
주제는 50주년을 맞게 되는 회사의 캠페인에 영업안을 토의한다.
원래가 제약회사이기에 제약영업은 별도 조직이 있다.
그러나 제약 쪽의 암치료제가 부작용이 있어 부진한 반면
식품쪽은 건강음료가 매출이 크게 신장하여, 신제품으로 더욱
매출을 올려 제약부문을 압도하자는 것을 부장중심으로 협의한다.
입사 30년차인 만년 부장은 창립 50주년 캠페인을 식품부 주도로
활기차게 펼쳐나가기를 주문하고 세부계획을 지시한다.
과장이하 사원들은 모두 이번에 획기적으로 매출증대를 이뤄
제약부문을 누르고 식품사업을 확대키로 결의하고 별도로
만년부장님을 꼭 임원으로 승진시키자고 다짐하고 열심히 모두 각자
최선을 다한다.
오다꾸라 부장의 집으로 무대가 바뀌면 부인과 1남1녀가 있다.
부인은 현모양처형이고 다 큰 애들은 각자 취직을 준비하는데,
아들은 백화점에도 잠깐, 호텔에도 잠깐 여기저기 오래 있지를
못한다. 반면, 딸은 자기 사업을 하고 싶어 부모의 금전적 지원을
바라나 부모가 도와줄 여지가 없어서 안타깝다.
특히 한번 남자외 동거한 전력도 있지만 워낙 주관이 뚜렷한
딸이기에 경험을 더 쌓고, 그런 다음 확실한 영업비전이 있을 때
다시 얘기하기로 미룬다.
식품사업 영업부 직원들 모두 열심히 회사 신제품 캠페인이
앞장선 결과, 계획 이상으로 실적을 내고 신제품도 매출이 대폭
늘어 그 성공의 중추역인 영업부장 오다꾸라가 승진할 것을
모두 기대해으나 승진은 제약 영업부장이 차지하면서
영업부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오다꾸라는 그런 불만을
상무를 찾아가 장시간 터트리고 회사를 사직할 생각을 한다.
가족들에게도 그런 귀뜸을 준다. 영업부 직원들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그만 둘 각오를 했다고...
30년간 오직 회사 발전을 위해 헌신한 영업부장 오다꾸라...
그는 과연 어떻게 될까?
샐러리맨의 생활은 고달프다.
어느 제약 회사에서의 출세 경쟁과 파벌다툼이라는 어디에서나
있을 법한 소재를 가지고 현대인의 삶의 모습을 유머러스하면서도
때로는 신랄하게 그려간다........ 거기에는 한국인도 일본인도 아닌,
우리들이 살고 있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가 무대로 되어있다.
회색빛 콘크리트로 상징되는 도시생활에서 다람쥐 쳇바퀴돌듯
"조직의 틀"안에서 생존경쟁에 시달리다보면 어느 새 학창시절의
패기와 꿈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대인관계의 틈바구니에서
갈등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기 십상이다.
뮤지컬 "샐러리맨의 금메달"은 이같은 직장인들의 애환과 갈등,
승진욕구 등의 복잡미묘한 감정을 속시원히 풀어주는 작품이다.
제약회사 영업부장인 오승진이 회사내에서 능력을 인정받는데도 불구,
승진인사에서 제외돼 좌절감에 빠지나 승진누락 이유가 오 부장을
더 큰재목으로 키우려는 회사측의 배려임을 알고 열심히 일할 활력을
되찾는다는 내용이다. 가족과 회사동료들의 덕택에 자신을 둘러싸고있는
주변인물에 대한 애정까지 느끼게되어 행복해하며 끝을 맺는 이 작품은
코미디적 요소가 가미된 뮤지컬이다.
특히 영업부 직원 모두를 초대해 저녁을 대접하는 영업부장 부부는
자신의 딸과 영업부 직원의 깜짝 결혼발표로 마지못해 승락하는
에피소드가 마지막에 펼쳐진다.
일본 뮤지컬로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이 작품은 고우쯔 도시로우의
원작을 박상철씨가 우리 정서에 맞게 각색했다.
작품의 내용은 대부분 일본 오리지널 대로이지만, 스토리는 도쿄의 사건을
서울로 대체하고, 등장인물 등의 이름은 당연히 한국명으로 바뀌었지만,
각각의 성격이나 타입을 연상시키는 세련된 이름으로 되어 있다.
공연 시간 2막 2시간 40분의 원작을, 막간이 없는 2시간에 정리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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