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현 <아름다운 강산>이 흐른다
한 광대가 책 한권을 옆에 끼고 걷는다.
걸음에서 봄바람이 느껴진다.
계속 걷는다. 하지만 제자리 걸음이다
어느 덧 여름이 되었다.
더위에 지친 듯한 걸음이다.
책 겉장이 파랑에서 빨강색으로 바뀌었다.
조명도 강렬하다.
계속 걷는다. 하지만 제자리 걸음이다
어느 덧 가을이 되었다.
가을바람이 부는 듯 옷깃을 여민다.
여전히 음악은 계속된다.
아름다운 강산이다.
계속 걷는다. 하지만 제자리 걸음이다
어느덧 겨울이다.
어두운 모습이다. 지친 모습이다.
커다란 상자위에 광대가 엉거주춤 앉는다.
무릎 위에 책을 펼쳐 놓고 본다.
그러나 백지다.
음악이 서서히 줄어든다.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을 커다란 책 한권 옆에 끼고
걷고 있는 광대의 모습을 통해 우리들의 자화상을 그려보는 작품이다.
마임이스트 김성구가 서양화가 최철환의 작업에서 이미지를 얻었다고 한다.
신중현 <아름다운 강산>의 가사 같이
봄 여름이 지나면 가을 겨울이 오듯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마임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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