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를 하염없이 기다리기만 하겠습니까? 고도가 드디어 서울에 왔습니다. 그러나 초라한 등장과 서툰 표현 때문에 그런지 서울 시민들이 고도를 몰라보고 외면하고 있습니다. 고도는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객관적 시각으로 고도 여부를 확인해주기를 그는 바라고 있습니다.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패러디하여 고도의 실체를 밝혀 본 희곡이다. 서울의 산책로에서 고도를 기다리는 두 사람에게, 고도가 결코 오지 않을 것 같다는 절망감에 휩싸인 그들에게 드디어 고도가 나타난다. 그러나 한 사람은 고도로 인정하지만 다른 한 사람이 부정하면서 갈등을 겪는 이야기다.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현재 서울로 옮겨와 원작의 고고와 디디 같은 김씨와 이씨, 포조 같은 박씨, 럭키 같은 최씨, 소년이 나온다. 현재인지라 서울의 장단점이 비춰지고 특히 상업적인 교회활동의 비판도 나온다. 그리고 고도가 나타난다.(목소리로만) 그가 2,000년 전에 나타났던 ‘그’란다. 그가 나타나면서 ‘고도를 기다리며’ 원작과는 너무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다. 고도는 성서의 얘기를 현대화해서 말하고 이씨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공격한다. 김씨는 고도의 말에 점차 동화되어 가고.... 아무튼 작품이 종교적으로 흘러가며 원작 ‘고도를 기다리며’는 서울에 나타난 ‘고도‘를 통해 예수같은 범주의 말을 남기고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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