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신재훈 '세상이 발칵'

clint 2021. 12. 17. 10:14

 

 

우리나라에 해일이 밀어닥쳐 서해안부터 바닷물에 잠기는 사태가 벌어진다.

작품 제목처럼 세상이 발칵 뒤집힌 초유의 사태다.

이런 상황을 배경으로 청와대에서 대통령과 비서실장이 갈팡질팡하는 모습으로

세월호 사태의 상황의 위기대처방법을 우회적으로 조롱하는 듯한 내용이다.

 

단막극은 연극의 본질과 핵심을 가장 잘 보여주는 압축된 형식의 희곡이지만 무대 위에 올라가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이 짧은 희곡은 참사가 훨씬 지났지만 제대로 진상 규명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는 '세월호'라는 큰 주제 아래 작가에 의해 자유롭게 창작되었다. 세상이 발칵 뒤집혀 바닷물이 무서운 기세로 육지로 밀려오는 상황을 상상해놓고 쓴 이야기다. 은유와 상징의 방식으로, 또 조금 더 직접적인 풍자와 해학의 방식으로 쓰였지만, 모든 작품에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동시대인의 뜨거운 진심이 녹아있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인간의 존엄이 무너져 내린 세상의 지옥 속에서 작가는 무엇을 사유하고 기록해야 하는가.. 아직 오지 않은 기억과 약속의 시간은 그러하기에 여전히 현재진행형 이다.

 

신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