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안소랑 단막 '아포토시스와 총'

clint 2017. 6. 22. 20:31

 

 

 

작품 의도

실제로 총을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저는 장난감 총만 몇 번 만져봤지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못 보는 게 당연한 거겠죠. 그렇다면 만약 내가 쓰는 책상 위에 실제 총이 놓여 있다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글 속 학생처럼 죽이고 싶은 누군가를 향해 겨눌 건가요, 아니면 원래 주인을 찾아줄 건가요. 목숨을 끊을 수 있는 도구를 앞에 두고 저는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시험, 입시, 취업, 면접 등과 같은 스트레스를 경험하면서 친구들과 경쟁했습니다. 경쟁하는 과정에서 저는 무의식으로 누군가를 죽이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분명 저와 같이 속으로 싫어하는 대상을, 없어졌으면 하는 대상을 죽이고 계신 분들이 계실 겁니다. 그렇담 이 글을 읽어보시고 다시 한 번 대상을 떠올려보세요. 아마 조금은 생각이 바뀌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까와 똑같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책상 위에 실제 탄알이 들어간 총이 놓여 있다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글 속 학생처럼 죽이고 싶은 누군가를 향해 겨눌 건가요, 아니면 원래 주인을 찾아줄 건가요. 그래도 바닥을 향해 한번은 쏴보지 않을까요.

 

 

 

 

작가소개   

응답하라 1997, 1988이 아니라 1998. IMF BABY지만 세상 물정 모르는, 아니 모르고 싶은 현재 학생 안소랑 입니다. 이름이 특이하고 예쁘지요? 필명으로 활동하고 싶지만 이름이 필명같이 예뻐서 푹 참았습니다. 그러니까 잊어버리시면 안 됩니다. 일단 저는 남자입니다. 중학생 때 사고를 쳐서 학력이 중졸입니다. 학생 신분에 해서는 안 되는 술, 담배를 즐겨 해서 주량이 꽤 쎕니다. 전 재산이라 말할 수 있는 오토바이가 있는데 전 조만간 이걸 타고 전국 일주를 떠날 계획입니다. 사랑하는 내 여자를 뒤에 태우고 빠라빠라 달릴 예정입니다. 이제 슬슬 제 얼굴이 궁금하시죠? 이 한 마디면 표현 되려나요. 저 오지게 잘생겼습니다캐스팅 제의를 여러 번 받았지만 안 한다고 통보했습니다. 글을 쓰고 있었거든요. 기획사 사람들이 집 앞까지 찾아와서 빌었습니다. 고민이 됐지만 그래도 글이 우선이어서 돌려보냈습니다. 그때 문득 그런 꿈이 생기더군요. 그냥 아이돌 말고 희곡계의 아이돌이 되어 보자고. 이런 저를 만나고 싶은 거 다 압니다. 그러니까 연락하세요. 나중에 호수

공원에서 치킨에 막걸리 쏘겠습니다. 아 맞다. 그나저나 중요한 걸 까먹고 말씀 못 드렸네요. 별건 아닌데요, 저 허언증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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