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임종원 단막 '페브리즈'

clint 2017. 6. 22. 20:08

 

 

 

작품의도

 

누군가에게 펀지를 주고받는 게 너무나도 설랬던 그 시절. 좋아하지만 좋아한다고 고백조차 못 하고 마음속으로 끙끙 앓다가 끝내 혼자서 묻어버린 사랑이 있었다. 그 당시엔 그 어떤 문제도 이보다 더 어려운 건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렇게 이야기조차 하지 못하고 바보같이 굴었나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지금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별반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작년 겨울 어느 워크숍에서 단막극을 창작하여 발표하라는 과제를 줬습니다. 이번엔 사람들 앞에서 어떤 수다를 떨 수 있을까 하는 고민 끝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결정한 이야기가 바보 사랑이었습니다. 수많은 사랑 중 이젠 느낄 수 없는 그때 그 서툴렀던 사랑의 감정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페브리즈는 특별한 사랑의 감정을 다룬 것이 아닙니다누구나 경험했던 특별할 것도 다를 것도 없는 풋풋한 사랑의 감정이 너무나도 낯설어 무서워하는 한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이 작품을 읽으며 여러분의 그 서툴고 낯선 사랑의 감정을 느끼던 때를 기억해보길 바라며 이만 수다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작가소개   

글도 쓰고 연출도 하지만 본업은 배우인 사람. 1985년 겨울에 태어난 연극배우

난 수다 떠는 걸 참 좋아합니다. 특히 누군가의 수다를 듣는 것보단 내가 수다 떠는 걸 더 좋아합니다. 이렇게 일방적 수다를 즐기다 보니 주변 사람들이 참 많이도 피곤해합니다. 그래서 미안한 마음에 수다를 떨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이젠 글을 쓰곤 합니다. 그리고 그걸 무대 위에서 떠들곤 하죠. 제 수다를 열심히 듣고 있는 관객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 더 쓰게 됩니다. 그렇게 쓴 게 벌써 여섯 작품이 됐습니다. <건배>, 일어나라! 박종호>, <사진 아저씨>, <기억해줘>, <반장선거>, 그리고 페브리즈다음엔 또 어떤 수다를 관객들 앞에서 떨 수 있을까요? 다음 수다도 사람들이 좋아해 줄까요? (2013 H. art Dream Festival 극작 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