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
‘나무꾼과 선녀’라는 전래의 민화를 소재로 채택해서 ‘가장 소박하면서도 환상적인 작품’으로 재창작해 보겠다는 게 작가의 집필의도였다. 이를테면 일상의 우리들은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선녀는 보지 못한 채, 선녀는 하늘에서만 살고 있다고 믿을만큼 어리석다는 뜻을 전하고 싶었다. 사슴의 문제를 소외계층의 민간 힘이 없는, 각계의 말단계층으로 생각해 본다. 우리의 옛 민화를 보거나 문화를 통해 사슴은 자유·평등· 희망 등 여러가지를 상징하고 있다. 이러한 사슴의 무리를 집단화하여 코러스로 활용하여 희망과 자유를 노래할 때 느껴지는 상징성은 희열을 느끼게 된다. 아무튼 사슴은 초식동물이며 보호해야 할 귀여운 아이들 같다. 이들이 울타리안에 가두어졌다? 마음대로 잡아 먹는다? 이들을 보호하려는 나무꾼의 역할? 핵무기와도 같은 사냥총에 상상도 할 수 없는 과장된 힘을 부여해보자! 그리고 땅에 사는 선녀의 죽음. 이와 같은 의미를 조화시켜 오늘날 불신시대가 만들어내는 인간의 폭력앞에 아름다운 한편의 시로 승화되고자 한다.
줄거리:
칠석이라는 나무꾼이 지상에 살고 있는 선녀(산희)와 순수한 사랑을 하게 된다. 칠석이는 화살에 맞은 사슴을 발견하고 불쌍해 하다가 화살을 날린 사냥꾼과 마주치게 된다. 그런데 그 산속의 사슴들은 산지기네가 방목하고 있는 사슴들이다. 그러므로 사냥꾼은 도둑놈이 되는 셈이다. 다라서 순진무구한 칠석이는 곧이 곧데로 산지기 영감에게 사냥꾼을 고발하려다가 사냥꾼과 나뭇꾼 친구 병만이의 간교한 거짓말에 속아 넘어가고 만다. 한편 산지기의 딸 산희만은 칠석이가 결코 사슴 도둑이 아님을 안다. 왜냐하면 칠석이의 친구 을중이가 어느 날 밤에 산희를 겁탈하려 할 때 그녀를 구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칠석이의 심성이 너무 착해서 늘 친구들에게 이용만 당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지기 영감의 고집은 보통이 아니었다. 그는 철저하게 자기 두 눈만 믿는 사람이었다. 이윽고 산희는 칠석이를 구하기 위해 사슴 한 마리를 살해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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