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27 3

율리안 모데스트 '비오는 저녁'

5년전 이혼한 남편이 연락도 없이 찾아온다. 여자는 깜짝 놀라고 냉담하게 대한다. 남자는 지나던 길에 들렀다고 한다. 예전 부부였던 이들은 아이 문제로 여자가 임신이 안 되자 이혼한 것이다. 남자는 모든 물건과 이 집도 그녀에게 주었고 그동안 서로 연락도 없었던 터이다. 전남편이 즐겨듣던 이란 노래를 틀어 주며 과거의 회상에도 잠기고 우연히 이 노래를 여자가 듣고 지금은 즐겨 듣는다고 한다. 여자는 아마 남편이 재결합하려는 게 아닐까 생각하며 분위기도 잡고 마침 당신이 좋아하던 버섯요리 재료가 있다고 저녁을 차려준다. 와인도 한 잔씩 마시고… 그리고 남편이 얼마전에 가정법원에 들렸는데 우리의 이혼서류가 접수가 안 되어서 아직 부부사이로 존재한다고 한다. 아마 최종 심사 때 두 사람 모두 출두를 안 했기에..

외국희곡 2023.07.27

이은용 '우리는 농담이(아니)야'

지금 한국에 사는 에프티엠트랜스젠더 당사자인 작가 이은용의 작품을 연극으로 만들었을 때, 이 캐릭터들이 말하고 있는 생활 체험은 끊임없는 미스핏(misfit)의 연속처럼 느껴진다. “몇 년 전까지는 -아직도 그런가요?- 정신과에 먼저 가서 한 이십만 원 하는 검사를 받아 진정한 트랜스젠더임을 인증 받으면 성전환증 진단서류가 나왔습니다”라는 진희의 말 혹은 “이 서류가 말하길 당신은 여성이라고 하는데요, 실례지만, 당신은 여성처럼 보이지 않는데, 이게 본인이 맞나요?” 라는 공항 직원의 말. 에프티엠트랜스젠더 당사자의 생활 체험이 드러난 희곡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연극은, 트랜스젠더를 ‘연기’할 수 없다는 재현의 불가능성을 인정하며 출발gks다. 그래서 동물 소리를 내거나, 끊지 않을 것 같은 곳에서 대..

한국희곡 2023.07.27

톈샤오웨이, 주주 공동작 '윌리엄과 나'

이보다 잘 엮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이야기를 본 적 있는가? 2021년 갑자기 툭 튀어나와 중국 연극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 는 영국의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일생을 그린 작품이다. 이 작품은 심오한 개념도, 신기한 형식도, 포스트 어쩌구 하는 미사여구를 표방하지도 않고, 400년 전의 영국으로 되돌아가 셰익스피어가 살았던 시대와 그의 내면을 추적하여 우리 앞에 펼쳐 놓았다. 인류의 문학이 올림푸스 산이라면 셰익스피어는 제우스라고 했던가, 영국을 대표하는 문화 아이콘이며, 동서양을 막론한 현대 연극의 출발점이었던지라, 그의 작품이 끊임없이 연극이나 영화의 소재가 된 것은 당연한 일이고, 그의 생애 또한 수많은 창작자들의 영감의 근원이 되어왔다. 잘 알려진 것만 꼽더라도, 영화 , 드라마 등이 있고, 그..

외국희곡 2023.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