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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열 '해선망'

92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희곡 가작 당선 작 당선 소감 예술을 하는 사람들의 그리움을 생각한다. 한편의 연극을 무대에 올리는 예술인들의 열정에 먼저 고개 숙여 감사를 올리고 싶다. 하늘로만 치솟는 빌딩의 위용이 돋보이는 세상에서 낮은 소리의, 어쩌면 꺼져가는 숨결에 우주보다 더 큰 의미를 불어 넣는 예술인의 순례에 어느 시대라도 사랑이 좀 더 가까이 하길 바라본다. 작품을 쓴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다시 또 이런 자문 앞에 서있다. 그런데 밝은 낮에 등불을 켜 들었다는 사람이 떠오른다. 나 또한 사람이 그립고 그보다 더 스승이 그립다. 이 세상보다 더 끊임없이 이어질 순례의 행렬에서 조금은 편하게, 낙오되지 않으려는 나약한 심정 때문이리라. 인제인가 진정한 스승을 찾아 그 분 앞에 바로 서기까지 체력을..

한국희곡 2015.10.28

장유정 '사막'

장유정의 「사막」에서 다루는 공간은 몽골의 고비사막이다. 인생의 막장까지 와버린 10대에서 40대까지 여섯 명 남녀의 사연이 얽히고설킨다. 장유정은 무대에 여섯 명의 독립적인 공간을 만든 뒤 일련의 에피소드들을 통해 인물들이 지닌 욕망의 색깔들을 보여준다. 욕망들은 뒤섞이고 더욱 극단으로 치닫지만, 그들에게 결국 남는 것은 삶이라는 쓸쓸한 사막이다. 작가의 글 "몽골에 갔다가 사막에서 고립된 적이 있었어요. 프랑스 사람 2명 한국사람 3명 몽골인 2명 인도인 한 명이 있었는데 사막에서 모닥불을 피어놓고 서로들 많은 얘기를 했죠. 그때의 얘기가 나중에 '사막'이라는 연극 대본으로 만들어졌어요." 장유정은 ▲1976년생. 조선대학 국문과를 졸업한 후 한국예술종합대학교 연극원에서 연극을 전공했다. 극작은 20..

한국희곡 2015.10.28

백하룡 '선유도'

백하룡의 「선유도」는 액자 형식을 취하고 있다. 연극 안에서 연극이 상연되고 있다. 극중극은 사랑을 백만 년 된 우주의 행성으로 옮겨다 놓는다. 사랑을 잃은 남녀 사이에는 무한한 시간만이 놓여 있다. 그 시간처럼, 연극 밖의 사랑을 잃은 남녀 사이에는 다리 하나가 놓여 있다. 백하룡의 희곡에서, 선유도는 당장이라도 안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영원히 닿을 수 없는 사랑처럼 떠 있다. 기억의 이편과 저편, 시간의 이편과 저편에 놓인 다리 너머이다. 그곳으로 향하는 다리 위에서 사랑을 잃은 우리는 영원히 추울지도 모른다. 서울예대 극작과 졸 2001년 예장문학상 희곡 수상 2002년 5회 국립극단 신작희곡페스티발 당선 2004년 서울연극제 희곡상 2004년 7회 국립극단 신작희곡페스티발 당선 2005년 문예진흥..

한국희곡 2015.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