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모리스 웨스트 '악마의 변호인'

clint 2025. 4. 3. 11:35

 

 

 

시성식에 추천된 성인후보의 생애를 검증하기 위해 교황청으로부터 조사관인 

'악마의 변호인'이 파견된다. 블레즈 메레디스(몽시뇰)이다.
그는 말기 암으로 6개월 시한부 삶에 마지막 임무를 받은 것이다.
성인 후보인 자코모 네로네. 옥스퍼드 출신의 영국 장교인 그가 
탈영한 후, 종교적 방랑기를 청산하고 참된 신앙과 하느님을 재발견하지만 

그 신앙 때문에 공산주의자들인 유격대의 손에 처형된 사건을 추적한다.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탈리아의 집권당을 지지하는 세력과 그 지역을 

성지로 만들어 돈을 벌고 지역발전을 꾀하려는 사람들이 합세해 

자코모를 성인으로 추천한 것이다. 악의 입장에서 그가 성인자격이 있는지 

조사할 것이 만만치 않다. 자코모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영성적으로 번민하면서도 그의 과거에 침묵을 지키지만, 

교구는 회의적인 태도를 취한다. 

성인에 추천된 그의 과거를 검증하기 위해 '악마의 변호인'이 도착한다.

그와 함께 자코모 네로네와 니나의 숨겨진 사랑은 물론 애증과 갈등이

점차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그러나 이 작품은 자코모가 진정한 신앙과

사랑에 도달하는 과정이 무엇인지, 그리고 진정한 성직자의 길이 무엇이며

마음의 구원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하는데 가장 큰 매력이 있다.

 



악마의 변호인(devil's advocate)은 천주교에서 어떤 인물을 성인이라고 공식 인정(시성)할 때에는 반드시 '청원인'이 있어야 한다. 후보자가 수도자였다면 그 인물이 몸담았던 수도회가, 수도자가 아닌 일반 교구 소속이었다면 해당 인물이 소속되었던 교구가 청원인이 되어 교황청에 '아무개를 시성해주세요!' 하고 신청하면, 교황청이 신청을 접수하고 검증한 뒤에 교황의 권위로 도장을 찍는 구조이다. 교황청이 시성 후보자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내세우는 사람이 바로 '악마의 대변인'으로, 시성 청원인들은 악마의 대변인의 포화에 맞서 성공적으로 방어해야만 한다.

 

 

 

이 작품은 원작과 1977년 개봉된 동명 영화 (가이 그린 감독)를 바탕으로 김성수연출이 각색하고 공연된 작품이다. 등장인물이 많고 장면 변화가 많아 영상으로 처리되는 장면도 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원작소설에 근접하고 과거를 추적하는 줄거리라 과거의 회상장면이 많이 끼어있다. 블레즈 메레디스(몽시뇰)은 이 조사를 끝내고 자신의 모든 재산을 자코모 네로네의 부인 니나와 아들 파올로에게 상속하고 이곳에 묻히기를 요청한다. 

 

1977년 개봉된 동명 영화

 


모리스 웨스트(26 April 1916 – 9 October 1999)
오스트레일리아 소설가. 빅토리아주 세인트 킬다에서 태어나 크리스찬 브러더즈 대학과 멜본 대학교를 졸업한 뒤 크리스찬 브러더즈 수도원에 들어가 수도자가 되었다. 그는 종신서원을 하기 직전인 1940년에 수도원을 떠났으며 세계2차대전 때에는 오스트레일리아 군대에 복무했다. 1955년에 이탈리아로 이주한 그는 그 해에 나폴리의 집 없는 아이들을 테마로 한 최초의 소설 <태양의 아이들>을 출간하여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이후 그는 많은 국제적 베스트셀러 소설을 발표했는데, 대표작인 <악마의 변호인>은 제임스 테이트 블랙 기념 문학상을 수상했다. 이외의 주요 작품으로는 <교황님의 구두>, <바벨탑>, <하느님의 어릿광대들> 등이 있다.

 

모리스 웨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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