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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연옥 '인류 최초의 키스'

한 번의 실수로 17년을 살고 자신의 죄에 대해서 반성도 하였건만 계속해서 형량이 늘어가던 학수. 사기죄로 들어와 종교-개신교-에 심취한 성만. 큰형님 대신에 사람을 찌르고 감옥으로 들어온 폭력배 상백. 같은 감옥에 20년 동안 있으면서 그간에 정말 아무것도 안 한. 같은 공간과 의미없는 시간들이 그를 무력하게 만들어버렸다. 방장 동팔. ... 작품은 계속 반복되는 그들의 하루하루의 일상으로 시작된다. 하루, 이틀이 지나면서 그들이 하는 말은 조금씩 그 버전만 달라질 뿐 결국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 이상이 아니다.마누라와 딸을 그리워하다가 미쳐버린 학수는 아무도 인정하지 않고 사랑하지 않는 자신을 자신의 똥 속에서 발견하고 어느 날인가부터 정신이상이 된다. 그리고 감방 동료들은 점점 미쳐가는 학수를 보면..

한국희곡 06:59:05

사무엘 베케트 '크랩의 마지막 테이프'

크랩은 일생을 다 살아 버린 69세의 노인이다.그는 소굴 같은 집 책상에 앉아 자기의 목소리가 담긴 테이프를 앞뒤로 틀며30년 전 자기 생의 전성기에 있었던 토막난 이야기를 듣는다.전성기라 하지만 테이프에 담긴 내용은 오랜 과부 생활 끝의 어머니의 죽음.개에게 준 까맣고 단단한 공, 호수에서 표류 끝에 얻어진 정사 등아주 개인적인 것들이다. 자신이 지적으로 절정에 혹은 그 근방에 다다랐다고생각하는 그의 나이 서른 아홉에 그가 한 일이란 아무것도 없다.우연히 주어진 것뿐이다.그는 테이프를 통해 자기의 지나간 생의 이야기를 들으며때로는 신나 하고 때로는 욕지기를 하고 흥분한다.특히 그가 반복해서 듣는 정사 장면 뒤의 거듭되는 휴지와 정적,그리고 소리 없이 돌아가는 테이프 앞에 맞물려 움직이지 않는그의 모습과..

외국희곡 04:50:19

송인현 '은어송'

은어송은 일찍 부모를 잃고 남의 집에서 머슴을 살았지만 주인이 죽자  새경도 못받고 쫓겨난다. 더군다나 산적들의 횡포는 백성들의 삶을 더욱  어렵게 한다. 이때, ‘백성이 하늘’이라는, ‘모두가 평등하다’는 노래를 부르는  젊은이가 나타난다. 은어송은 그 노래를 따라 불렀다가 모진 고문을 당한다.  지쳐 집으로 돌아오는데 산 속에 송아지가 한 마리 있는 것 아닌가.   은어송은 맹수들한테 당할 것 같아 송아지를 집으로 데리고 온다.   그날 밤, 한 여인이 찾아와 하룻밤 머물 것을 청한다. 은어송은 망설이지만  깊은 산속에서 여인을 혼자 둘 수도 없었다. 그래서 재워주는데,  여인이 실수하여 그만 송아지를 잃는다. 그렇지만 은어송은 어차피 주은 소라며 오히려 여인을 위로한다. 둘은 정한수를 놓고 부부의 ..

한국희곡 2025.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