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민복기 '우체부가 된 천사'

clint 2025. 1. 8. 11:21

 

 

강원 인제 기린면의 우체국 분류실.
3명의 우체부가 열심히 분류작업을 한다.
크리스마스 때가 오면 카드며 엽서 등 우편물이 많다.
3명의 우체부는 박재상(상권 부(父))이라 하고 내년이면 정년퇴직이다.
서울서 사업하다 IMF때 망해 부인도 잃고, 아들과 고향에 와있다,
우체부가 되었다. 50대 후반의 최기석, 재상보다는 우체국의 선배이나 

초등학교 선배라 그를 형님으로 부르고, 여기저기 참견하는 타입이다. 

애들이 대학생이라 열심히 처와 일해 돈을 벌어야 한다. 

이중 막내는 조만섭. 베트남 여성과 결혼했으나 애를 낳고 친정에 갔다

온다고 돌아가선 몇 년째 연락이 없다.
이런 사연 많은 남자들이 이곳 우체국의 일을 하는데...
이 우체국에 자랑이라고는 박재상이 늦게 우체부가 된 후, 
크리스마스 때 산타에게 보내는 카드를 받고 아이들이 보낸 카드에
답장을 보내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과 주는 역할을 해왔다.
한창 때는 무척 많은 답장을 보냈단다.
특히 한 어린아이는 부모가 돌아가시고 몸져 누워 계신 할머니와 둘이 사는데, 

초등졸업식 때 엄마아빠가 같이 가게 선물로 보내줄 수 없나요? 라는내용에   

이렇게 답장을 보냈다.

"엄마아빠는 하늘나라에서 잘 계신단다. 엄마아빠도 널 너무 보고 싶어해.

그런데 하느님께서 아주 중요한 일을 맡기셔서 지금은 널 만나러 갈 수 없어.

그러니까 앞으로도 씩씩하게 밝게 살기! 착하고 예쁘게 자라기!

할머니 잘 모시며 살기! 그러면, 이 산타할아버지가 네가 바라는 선물을

해마다 보내줄게.." 그래서 이 아이한테 5, 6년간 카드를 받았단다.
요즘은 갈수록 그런 산타께 보내는 편지가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오면
박재상은 아직도 그 산타 일을 하고 있단다.
그래선지 올해에는 서울 TV방송국에서 다큐 작가가 취재를 나온다고 해서
세 우체부는 더 서두른다.
잠시 후, 다큐 작가 최가영이 온다. 그리고 세 우체부에게 여러 질문도 하고   
필요하면 영상으로도 찍는다. 박재상 우체부에 가장 많은 질문을 하다.
그리고 가족관계를 묻는데... 그의 아들도 우체부였단다   
박상권. 서울에서 대학 졸업 후, 직장에 다니다가 여기에 와서 임시직 우체부  
역할을 하고, 아버지가 정년퇴직하면 정규직으로 되는 것.
그러나 얼마전 동네 할머니의 전화를 받고 오토바이로 급히 가다가
트럭과 교통사고로 숨졌다는 것....등을 취재한다. 
마지막에 최가영의 다큐프로그램이 방송되면서 극은 끝난다. 

최가영은 내레이션에서 초등학교 졸업식 때 엄마 아빠를 선물로 달라했던
아이가 바로 자신이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박재상님은 저의 영원한 산타할아버지라고 말한다.  

 

 



이 작품은 주소도 없는 산타 클로스에게 보낸 아이들의 편지에 답을 하는 우체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주인공 박재상은 사업이 기울면서 재산을 잃고 아내도 먼저 보내게 된다. 그는 다시 일어서기 위해 여러가지 일을 하다가 고향으로 돌아와 우체부 일을 시작한다. 그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산타 클로스에게 보낸 아이들의 편지를 보게 된다. 이 중 한 편지를 뜯어 읽어 보고, 이때부터 아이들이 보내는 편지에 답장을 하는 산타가 된다. 이후 그의 미담을 전해들은 한 다큐멘터리 작가가 이 우체국을 찾아온다. 작가는 취재 과정에서 그의 개인사의 기쁨과 슬픔에 대해 알게 되는 이야기로 진한 감동을 준다.  

 

 


극단 원각사가 공연한 ‘우체부가 된 천사’는 2016년 제33회 대구연극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그해 2016 제1회 대한민국연극제에서 작품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