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팻 플라워 '장미꽃과 닭고기 샌드위치'

clint 2025. 1. 6. 17:54

 

 

 

 

콜린스 양은 소설가의 이야기를 타이핑하기 위해 주 무대인 아파트에

들어오면서 시작된다. 회사일을 하며 알바로 주3회 작가가 녹음한 소설을

타이핑하는 일이다. 아파트는 비어 있지만 테이프 레코더를 틀면 

작가가 녹음한 자신의 소설이 흘러나온다. 콜린스 양은 타이핑하면서 

작가가 마치 자신을 스토킹하듯 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그녀는 이야기의 중심 인물과 자신이 닮았다는 것을 깨달는다. 
아니 더 나아갈 수록 그 여주인공이 자신인 것을 직감한다.
문을 열고 나가려 하고, 창문으로 나갈 수 있는 지를 살피는데....
지금 이 모든 행동들이 그의 녹음대로 되어간다...
그리고 어떻게 될까? 

 

 

 

우리의 여주인공 콜린스양의 두 얼굴 - 쌀쌀맞고 근엄해 보이기까지하는 요조숙녀의 얼굴, 동시에 자신을 퍽 매력적이며 요염한 여성이라고 의식하고 있는 얼굴, 이 두 얼굴의 순간 순간의 어울림. 어느 한쪽의 강조, 둘의 조화 또는 부조화, 또는 대조... 모든 여성이 얼굴일 수 있다. 자신이 생각하는 이 그럴듯한 이미지 - 자신의 상상력의 투명한 막을 거쳐나와 투명된 자기 모습... 약하거나 부족하거나 혹 지나친 것이 가려지고 그리하여 전체적으로 나타나는 아름다운 실루엣, 자기 착각, 도취, 환상, 망상....
그 자기 도취의 거미줄에 다시 사랑이라는 미묘하고 복잡한 것이 끼어든다. 장미꽃과 닭고기 샌드위치. 그리고 샴페인과 촛불과 두근거리는 마음. 극중극으로 콜린스 양과 작가 사이에 일어났던 그날밤의 일이 휴 그린과 메이슨양을 통해 드러난다. 극의 끝에, 콜린스양은 발가벗겨진다. 빛을 차단하던 수천 겹으로 드리워진 거미줄이 걷혀지고 그 두 얼굴의 가면이 떼어내 지고 옷도 벗겨진다. 무참히 드러난 몸 위에 불빛은 고문처럼 내려쳐진다. 콜린스의 드러난 알몸은 곧 우리 스스로에 의한 우리 자신의 모습이 아닐까?

 

 

 

 

 

팻 플라워는 원래 극작가로 이름이 났었다기 보는 소설가로 더 유명하다. 원래 영국 출신이나 14때 오스트렐리아로 건너가 그곳에서 활약하기 시작하였으며 1953년경부터는 본격적으로 작품을 쓰기 시작하여 수많은 단편소설과 시, 그리고 다른 산문을 썼었다. 그 중 8권의 <detection and supense>의 소설은 영국 오스트렐리아, 프랑스, 독일에 널리 알려져있다. 그녀는 오스트렐리아 방송공사를 위해서도 많은 방송극을 써왔는데 그 중 "틸리, 우리 해안에 상륙하다"라는 풍자 희극은 오스트렐리아의 발전상을 다룬 작품으로 1967년 메어리 글리모어 상을 타기도 하였다. 그녀는 또한 오페라를 위한 각본을 쓰기도 했고 영화 시나리오를 쓰기도 했다.  
극작가로서의 첫 출발은 1969년 바로 이 "장미 닭고기 샌드위치"로 이루어졌다. 이 짧막한 희곡은 원래 영국 텔레비전 방송국을 위해 쓰여졌는데 후에 다시 무대를 위해 각색한 것이다. 원래 제목은 "The Tape Recorder"인데, 작중인물 콜린스양과 작가 사이에 일어났던 어느 날 밤의 사건을 풍자적으로 시사해주는 "장미꽃과 닭고기 샌드위치"로 3.1로창고극장 측에서 바꾸었다고 한다. 

 

Pat Flower (1914-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