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숀 오케이시 '어떤 취침 시간'

clint 2024. 12. 14. 16:00

원제목이 Bedtime Story임.

 

 

더블린. 한 독신자 하숙집에서 착실히 존경받는 젊은 남자 존 조 멀리건이 산다.
아래층에 사는 친구가 댄스파티에 같이 가자는 것도 마다하고 집에 있는데,
침실에 한 여자가 있다. 그는 깨워 보내려고 하는 걸 보면 평소 자신의 이미지에
무척 신경쓰는 듯하다. 예쁜 여자가 남자 옷을 입고 나온다.
얘기를 들어보면 어제 저녁에 길에서 만나 얘기를 더 하자며 집에 온 것이다.
그리고 멀리건의 유혹에 빠져 동침한 것인데, 멀리건의 얘기는 좀 다르다.
멀리건은 새벽기도에 나가야 하니 그만 가줬으면 한다.
그러나 밖에는 눈이 많이 오고, 새벽 4시경이다.
댄스파티에 갔다가 들어오는 친구의 소리가 나자, 여자를 침실로 보내고,
친구가 이 방에 들어온다. 댄스파티가 무척 즐거웠다는 등 약올리는 친구,
예이츠의 시를 읽다가 늦었다고 피곤하다며 친구를 내 보낸다.
다시 여자가 나온다. 여자는 술 한잔을 요구하고 위스키를 준다.
그리고 핸드백을 못봤냐고 하고, 돈과 귀금속이 거기 있다고 하고,
남자는 핸드백을 안 들었다고 하고 싸운다. 여자는 결국 남자의 서류가방을 
열어보고 돈과 수표책이 나오자 수표에 10파운드를 서명해달란다.
그리고 눈이 오니 우산과 남자의 자켓을 입고 나간다.
그러나 남자는 지갑의 현금이 모두 없어질 걸 알고 신발도 안 신고 급히
쫓아나간다. 그때 주인 여자가 나오며 눈길에 맨발로 나가는 그를 본다.
주인 여자는 아래층 친구를 깨워 존 조 멀리건이 이상하다고 경관과 의사를
부를 테니, 그를 잘 감시하라고 한다. 몽유병인 것 같단다.
결국 여자를 못찾고 다시 돌아온 존 조 멀리건은 황당하게 진단을 받게 된다.
   
 


  
1951년에 쓰고 공연 된 이 작품은 부분적으로는 종교적이고 부분적으로는 행동 후 자신의 위선에 대한 죄책감을 감추려는 주인공 존 조 멀리건에 대해 진행된다. 물론 존 조 멀리건은 양심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어느 정도 그의 의지와는 달리, 그는 매혹적인 안젤라와 하룻밤을 보낸다. 후회로 가득 찬 그는 집주인과 친구가 알게 될까 봐 전전긍긍한다. 그런 상황설정에 재미있는 대사가 어울린 단막 코미디이다. 아마도 약 4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을 것이다. 이 작품은 이근삼 교수가 변역했고, 국내 공연기록은 찾아보니 1965년 극단 가교에서 공연했다. 희귀한 이런 작품을 번역하신 이근삼교수께 감사드린다.

 



숀 오케이시(1880년 3월 30일 ~ 1964년 9월 18일)
아일랜드의 극작가. 아일랜드의 독립 전쟁과 혁명의 소용돌이를 배경으로, 더블린 빈민가의 얘기를 그린 희곡들을 써서 1920년대 애비 극장 관객들에게 폭발적인 감동과 영향을 전파했다. 학교 교육이라고는 채 2년도 받지를 못했으며, 어린 나이에 이미 부두와 공사장에서 노동을 하면서, 굶주림과 가난, 질병이 무엇인지 알았고, 주위에 항상 존재하는 공포와 불구 그리고 술에 취한 모습들을 보며 독학했다. 나중에 그는 아일랜드 민병대에 가담하여 반영 독립운동에 참가했으나 다행히 살아남아 불후의 명작들을 남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초기에 그가 애비 극장으로 보낸 작품들은 거절당했으나, 그레고리 여사로부터 자신의 장점인, 인물의 성격 묘사를 잘 살려 보라는 충고를 받고, 1920년에 <총잡이의 그늘(The Shadow of a Gunman)>이 애비 극장에서 공연되어, 명성과 함께 금전적인 성공까지 얻게 되었다. 그리고 계속하여 <주노와 공작>(1924), <쟁기와 별(The Plough and the Stars)>(1926) 등의 비슷한 작품들이 공연되었는데, 이 세 편의 비극적 희극을 통해 오케이시는 가난의 인간 파괴, 전쟁의 부질없는 파괴와 낭비를 표현했다. 그러나 1928년 애비 극장은, 정확히 말해서 애비 극장의 책임자였던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는, 그의 작품 <실버 태시(The Silver Tassie)>를 거절했다(예이츠는 그 작품이 연극이라기보다는 선전에 치우쳐 있다고 보았으며, 결국 1929년에 런던에서 첫 공연이 되었다). 이것으로 오케이시는 애비 극장과의 관계를 끊어 버리고 <쟁기와 별>의 성공에 힘입어 아일랜드를 떠나 영국으로 갔다. 주요 작품으로는 <문 안에서(Within the Gate)>(1933), <별은 붉게 빛난다(The Star turns Red)>(1940), <붉은 먼지(Purple Dust)>(1940), <나에게 붉은 장미를(Red Roses for Me)>(1942), <참나무 잎과 라벤더(Oak Leaves and Lavender)>(1946), <코카두들 댄디(Cock-a-doodle Dandy)>(1949), <대주교의 모닥불(Bishops Bonfire)>(1955), <네드 신부의 북(The Drums of Father Ned)>(1958) 등의 희곡 등이 있다. 1964년, 영국의 토르퀘이에서 84세의 나이로 이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