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다카도 가나메 '하얀 무덤'

clint 2022. 11. 25. 10:23

 

 

<하얀 무덤>(발표지 <신극(新劇)>, 1960.9, 극단 三期會공연, (1960.12)

 

1960년이라고 하면, 그 전년도에 변함없이 재선된 전범인 키시 수상이, 한 사람의 여고생의 죽음을 짓밟듯이 하고, 신안보조약을 강행 가결하여 사임에 이르렀지만, 바뀐 이케다 내각은, 그 노선을 묵시적으로 이어받으면서 한편으로 '국민소득배중계획'이라는 고도성장정책을 내세웠다.

<하얀 무덤>, 전쟁 말기의 지방도시에서 일어난 미군 포로의 생태해부 사건에 관련된 의학부 조교수와 그의 아내와의 관계를 통해서, 모든 일본인의 전쟁범죄를 추궁함과 동시에, 그 범죄책임에 대한 태도를 물으려고 하는 작품이라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이 해의 5월에는, S.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文学座 아틀리에 공연으로서 처음 소개되었지만, <하얀 무덤>, 아직 전통적 자연주의적 리얼리즘 기법을 답습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해하기 쉽고, 구성도 훌륭하여, 확실히 1막 작품 선집의 한편으로 손색이 없는 뛰어난 문예작품이 되었다. 게다가, 그 전통적 기법에도 불구하고, 내용에 있어서는, 동시대의 주요문제를 스스로 부과함과 동시에, 이미 이 기법으로는 힘겨운 형이상학적 세계의 문제에까지 깊이 개입하고 있다.

예를 들면, 한가지는, 마키코의 슈헤이에 대한 연대방법의 문제이다. 같은 생체해부 사건을 <바다와 독약>(1957, <文学界> 연재에서 다룬 엔도 슈사쿠는, 여기서 새롭게 들이밀어진 연대문제에 관련해 <가을의 일기>(1960, <성서속의 여성들>에 수록)에 이렇게 쓰고 있다.

 

 

이 괴로움을 나누려고 하는 부부의 연대 행위그것은, 내가 지금, 고민하며 쓰고, 그러나 언젠가는 완성하지 않으면 안 되는 나의 바다와 독약의 제2부 중에서 당연히 고찰하지 않으면 안 되는 과제이다.

그러나 그 제2부는, 사이키 카게이치에 의하면, 결국 방출된 것으로 보이고 있다.

다카도 가나메는, 엔도 슈사쿠가 고민하며 쓴 그 연대문제를 알아서인지 몰라서인지, 일찍이 스스로의 문제로서 받아들였다. 게다가 <가을의 일기>, 죽음을 선고받은 남편의 손을 잡으며 한결같이 곁에 있는 아내의 이미지를 연대의 핵으로서 추구한 엔도와는 대조적으로, 다카도의 작품에 묘사된 마키코의 연대는, 공범자로서의 자각을 뒷받침하는 사랑에서, 회개를 요구하는 연대, 죄를 인정하지 않는 남편에게 재판까지 요청할 정도로 가열된 연대이다.

 

누군가가, 당신을 심판하고, 당신에게, 죄를 뼈저리게 느끼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소용없어져 버린다....(중략)... 정말로 죄를 뉘우치고, 용서를 빌고…… 거기서부터, 일어서지 않으면, 당신은, 이제, 어쩔 도리가 없어져 버린다.

 

소위 '동반자'에 관한 양자의 이 현저한 대조는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 또 하나는, 슈헤이의 소위 '병정놀이''병원놀이'의 놀이에 대응하여, 그들 인간의 놀이 일체를 배후에서 조종하면서 연극을 시켜, 더 즐기고 있는 누군가의 놀이라고 하는, 이를테면 형이상적 세계와 관련된 '놀이'의 테마가, 일찍이 이곳에 벌써 제시되어있는 것이다. , 여기서의 놀이, 초월적 배후세계의 연출가를 위한 잔혹한 놀이에 이른다. 이 놀이는, 이직도 슈헤이의 유일한 항의방법으로서의 자살을 비롯해, 일체를, 비웃으면서 수용하려고 하는 허무에 의해 규정되어 있는 놀이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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